기후단체들, ‘탈석탄’ 이행 미룬 국민연금에 정책 마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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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단체들, ‘탈석탄’ 이행 미룬 국민연금에 정책 마련 촉구
  • 전승완 기자
  • 승인 2023.05.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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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선언에서 밝힌 대로, 기후 대응 및 안정적 기금 운용 위해 석탄 투자 제한 기준안 조속히 마련해야
지난 24일 국민연금공단 본사 앞에서 기후단체 관계자들이 탈석탄 선언 이행을 미루는 국민연금에게 연기대상을 수여하며 조속한 정책 마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지난 24일 국민연금공단 본사 앞에서 기후단체 관계자들이 탈석탄 선언 이행을 미루는 국민연금에게 연기대상을 수여하며 조속한 정책 마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국내 기후 단체들이 ‘탈석탄’ 선언 후 2년이 다 되도록 실질적 이행을 미뤄 온 국민연금에게 ‘연기 대상’을 수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선언에서 밝힌 대로 기후변화 대응 및 안정적 기금 운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1년 5월 28일, 기후변화 대응 및 강화되고 있는 국제 환경규제에 맞춰 탈석탄 운영 정책을 선언하고, 위험 관리 측면에서 기금운용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석탄 투자 제한 기준안에 대한 연구용역 최종 보고서를 받고서도 현재까지 투자 제한 기준안 의결을 미루며 실효성 있는 석탄산업 투자 제한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환경운동연합, 빅웨이브, 기후솔루션, 플랜 1.5 등 11개의 기후단체는 지난 24일 국민연금공단 본사 및 5개 지역 국민연금 사옥 앞에서 ‘탈석탄’ 선언을 미룬 국민연금에게 ‘연기 대상’을 수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국민연금을 상징하는 활동가는 석탄을 상징하는 검은 바닥에 돈을 뿌리며 등장하면서 국민연금이 여전히 석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환경운동연합 권우현 에너지기후팀장은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2년 전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와 국제 사회의 흐름에 맞춰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말 뿐이었다”면서 “어떤 구체적인 투자 제한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선언은 금융 기관으로서의 신뢰도를 잃을 뿐만 아니라, 공기관으로서는 시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기금운용위에서는 석탄 투자 제한 논의를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고, 금일 있었던 제 2차 기금위 회의에도 석탄 투자 제한 전략은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훈식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탈석탄 선언에 대한 이행을 미루는 사이, 오히려 석탄 자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석탄발전 분야 투자액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최소 5조 5천억 원에 달한다. 탈석탄 선언 시점과 비교해 보면 석탄 발전의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은 각각 45%와 34%로 오히려 크게 증가했으며, 국내 주식 부분 금액이 35%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주식은 지분율로 보면 거의 줄지 않았고 평가액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또 지난 2년 간 국민연금의 국내 신규 석탄발전소 두 곳에 대한 대체 투자 만기일도 기존 2038년에서 각각 2044년과 2045년으로 오히려 늘어나, 석탄 투자 금액 회수일을 늦춘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에코파워의 만기일은 2053년으로, 국가 탄소중립기본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석탄발전소가 폐쇄될 경우, 투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좌초자산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년 기후단체 빅웨이브 김민 대표는 “석탄 투자에서 멀어지는 것이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기금을 운용한다는 국민연금의 존재 목적에 부합하다”면서 “국민연금이 우리가 낸 연금을 가치 있는 곳에 쓰고, 미래를 위해 책임 있게 투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퍼포먼스에 참여한 단체들은 앞으로도 국민연금의 탈석탄 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며, 현재 국민연금에 기후위기를 고려한 기금 운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이 서명과 메세지들을 국민연금에 전달하는 한편, 연금공단이 1.5도 경로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할 때까지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한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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