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챗 GPT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예상을 뛰어 넘는 AI 기술 혁신에 우리의 미래 일상생활이 AI로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에 대한 호기심과 실제 산업현장에서 일자리의 변화 그리고 AI의 윤리의식 문제까지 광범위한 논의들이 진행 중이다.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그중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인 필자에게도 AI에 의한 세상의 변화는 호기심의 차원을 넘어 멀지 않은 내일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필자가 컴퓨터공학을 처음 접하던 30여년 전부터 우리는 늘 IT 기술이 변화시킬 미래에 대해 뜨겁게 토론하고, 조직과 환경에 적합한 전략방향 설정을 해왔기도 하다. 아직도 기억나는 중간고사 보너스 문제에 ‘30년 후의 컴퓨터가 어떻게 바뀔 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술하시오’라는 발제가 떠오른다. 필자는 그 당시 인간의 뇌와 연계된 컴퓨터가 키보드, 음성인식,마우스 입력이 없이 인간의 생각에 따라 동작하는 아키텍처를 답안으로 제출하였던 기억이다. 그 시절 사용했던 교재가 Donald H. Sanders의 Computers today(2ndEdition)었고 우연히도 아직 버려지지 않고 남아있다. 30여년 전의 석학이 예측했던 컴퓨터의 미래는 “낙관론자의 견해는 컴퓨터는 인간 자유의 확대와 더불어 보다 인간적이고 개인화된 사회를 만들어주게 될 것이다”라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컴퓨터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인정하나 인간과 기계가 경쟁해 인간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개인의 안전과 존엄을 잃게 될 것이다.(pp.468-469 발췌)”라고 정리하고 있다. 이는 변화의 두려움에 대한 강도가 다를 뿐, 약 30여년이 지난 2023년 시점 AI 기술을 통한 미래의 변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된다. 본고에서 살피고자하는 AI가 변화시킬IT 생태계에는 몇 가지 차원이 공존한다는 점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IT 생태계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관계로 구성된다. 예컨대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공급자 영역에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개발자로 이어지는 가치사슬구조다. 또 다른 측면에서의 IT 생태계는 컨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의 가치사슬로 이루어지는 경쟁과 협력의 관계로 구성된다. 현재 IT 생태계에서 머신러닝‧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개발과 운영의 자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IT 인프라에 대한 진단과 운영 자동화 그리고 소프트웨어 테스트의 자동화 역시 마찬가지다. IT 서비스의 글로벌화 및 개인화가 확대되고,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드는 IT 서비스 제공과 개발 인력의 공유 경제 역시 확산되어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와 개인화된 B2C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초거대 AI는 IT 생태계의 무서운 포식자로 등장하고 있다. 초거대 AI를 이용한 챗봇 시장 잠식과 단순‧반복 개발 작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래머의 대체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초거대 AI 기술은 IT 생태계 공급자 가치사슬의 균형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다시 말해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산업에서의 초거대 AI의존성 확대와 개발인력 대체로 인해 초거대 AI 기업의 시장장악력과 독점이 가속화 될 것이고 AI를 활용한 금융, 제조, 공공, 의료 등 산업별 서비스 시장에 대한 독점적 지위로 초거대 AI를 보유한 기업이 로봇과 AI 결합, 자율 주행 등 생태계를 주도하는 형태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법제도 차원의 AI 규제가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AI의 오기능‧역기능 방지를 위한 국가 간 규제와 협의가 활발해지고, AI가개발한 코드를 감시하는 인간 또는 또 다른 AI의 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며칠 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린 ‘챗GPT 때문에 해고됐어요’라는 기사가 AI가 변화시키는 직업 구조 변화를 예측했다면, IT 생태계에 발을 디디고 있는 사람 역시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준비해야한다. 한때 소프트웨어공학에서 재사용, 역공학, 재공학의 개념을 지닌 CASE툴의 등장으로 IT 개발자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으나, 아직까지도 개발자의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면, 기후, 인구문제, 사회경제적 분야에서 다양한 공생의 비즈니스 모델의 확대를 기대해본다. 우리에게 주어진 길지 않은 그 당분간의 기간 동안 AI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각자의 그리고 모두의 미래를 준비해야하겠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