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구 칼럼] 저출산 해답은 지방분권…지방자치는 시대적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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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구 칼럼] 저출산 해답은 지방분권…지방자치는 시대적 소명이다
  • 매일일보
  • 승인 2023.07.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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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구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
조재구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
"대한민국은 인구소멸 국가가 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구학 권위자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는 대한민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이같이 경고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보다 대한민국이 200~300년 일찍 국가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반도미래연구원에서 주최한 '저출산 위기와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가 대한민국에 던지는 화두는 묵직했다.
전 세계에서 유명한 석학이 대한민국을 '1호 인구소멸 국가'로 지정한 것은 과장이 아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가장 낮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10곳 가운데 8곳은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고 2035년까지 경남 18개 시군 전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오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지방소멸을 넘어 국가소멸로 치닫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저출산 국가로 낙인찍힌 이유는 중앙집중적 메커니즘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대한민국은 '강남공화국'이다. 지방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수도권 사람들은 서울로, 다시 강남으로 몰리면서 일자리부터 정주 여건, 문화생태계까지 수도권과 서울에 쏠려있는 상황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대한민국 영토의 11.4%를 차지하는 반면, 재정자금이 60~70% 넘게 한 곳에만 몰리면서 격차는 심해졌다.  국가 주도의 밀어붙이기 발전에 변화가 필요하다.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수도권과 서울에 쏠려있던 재정자주권을 상향 평준화시키고 지방분권을 앞당겨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지자체가 자주적인 재량권을 갖는 재원의 비중만 보더라도 100을 기준으로 서울특별시는 80에 육박하지만, 부산광역시부터 대구광역시, 전라남북도만 보더라도 60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맞추기 위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의 현실적 조정 △조세권 이양을 통한 지자체의 우수 대기업 유치 △지역 여건을 고려한 지방소멸대응기금 운영으로 장기적인 지역맞춤형 일자리 정책들이 선행돼야 한다. 지난해 전면적으로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에 대한 기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서울과 수도권 위주의 인구 쏠림 현상을 막고 지방분권을 현실화하는 자치권 확대 방안들이다. 첫째, 사무 배분 원칙을 바탕으로 100만 대도시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고 지방소멸 위기를 고려했다. 둘째, 지역 간 균형 발전 등을 위한 국가-자치단체, 자치단체 간의 협력을 의무적으로 설치했고 '특별지방자치단체' 조문을 구체화했다. 이는 지자체 스스로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정주 여건부터 문화생태계, 일자리 창출부터 출산율 확대까지 담아내며 재정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게다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별개로 다루다 발생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이를 통합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 균형발전 특별법'이 통과 되고 이에 근거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난 10일 출범하며 지방시대를 위한 제도적 밑거름이 조성되고 있다. 이제는 국민과 자치단체장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지방자치는 시대적 소명이라는 가치를 갖고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함께하는 생태계, 덧셈과 상생의 인구공동체, 곱셈의 풀뿌리 연대를 위한 지방시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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