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대억 기자 |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능력인 공감(共感)은 크게 정서적·인지적 공감으로 나뉜다.
깊은 진심을 담은 정서적(감정적) 공감과는 달리, 악의는 없으나 타인의 마음을 읽어야 함에도 상대에 상처 줄 수 있는 인지적(이성적) 공감은 중대한 장애를 유발한다고 심리학자들은 경고한다. 더 쪼개어 ‘공감적 배려(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중시된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은 폭우 사망사고에도 골프 친 논란에 대해 버럭 화내며 대응(17일)하다, 비난이 들불처럼 확산되자 ‘사과’ 수습모드에 연이틀 돌입(19일)하더니,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그에 따른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하지욕(胯下之辱,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이란 사자성어를 남겼고(20일), 징계 결정 직후엔 ‘(중앙정치권 향한)발언권은 정지되지 않았다. 내게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26일)'고 즉설하며 차기 대권 후보 레이스를 예고하는 듯한 해석을 낳았다. 단면(斷面)에서 공감을 못한다는 이분법은 불가하나, 불과 아홉날 만에 변명→사과→자기愛(나르시시즘)→직업병으로 번복하는 홍 시장의 분출에서, 대(對)국민 공감 능력 셋(정서·인지·배려) 다 결여된 모양새다.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공감, 곧 지도자의 자질임에도 불구 홍 시장은 ‘부자량력(不自量力)·과렴선치(寡廉鲜耻)’, 즉 자기 분수와 염치를 모르며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임을 자처해 증명해 보이는 듯 사료된다. 과정·결과치에 충실해야 하는 시정 측면보단 '아니면 말고식' 말만 번지르르한(실제로 까보면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중앙정치에의 그의 깊은 관여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학자이자 심리학 박사인 짐 테일러(Jim Taylor)가 쓴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믿는 6가지 이유’ 칼럼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글 요지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s, 자기도취자)’들은 거만하고, 자기 자신을 중요시하며,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고, 지나친 동경을 필요로 하며,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착취적(exploitative)이라는 것. 정치인들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추종자들이 그들을 믿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