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범정부 훈련인 을지연습이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전국에서 실시된다. 이번 연습에는 4000여개 기관에서 58만여명이 참여하며, 한미 연합 군사 연습과 연계해 진행된다. 정부는 올해 을지연습에서 북핵과 드론 테러 등 변화하는 북한 위협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간 을지연습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등 안보 위협에 대응해 국가 위기관리 능력을 점검하고, 전시 임무 수행 절차를 숙달하기 위해 전국 단위로 연 1회 실시하는 정부 주관 비상 대비 훈련이다. 1968년 1월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 사건을 계기로 그해 7월 '태극연습'으로 처음 실시돼 1969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이번 을지연습에는 한미 군 당국의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과 연계 실시한다. UFS는 우리나라의 안전 보장과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연례 훈련이다.
올해 을지연습은 읍·면·동 이상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중점 관리 대상업체 등 4000여개 기관에서 58만여명이 참여한다.
정부는 을지연습에 앞서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행정기관장, 시·도지사, 군 지휘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도 을지연습 준비 보고 회의'를 열고 준비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올해 을지연습에는 고도화된 북핵 위협 상황과 드론 테러, 사이버 위협, 회색지대 도발 등 변화하는 북한의 위협을 반영한다.
공무원 '불시 비상소집 훈련'을 시작으로 전시 행정 체제로 전환하는 '전시 직제 편성 훈련'과 전시에 필요한 법령을 즉각 상정·공포하는 '절차훈련'을 과(부서) 단위로 진행한다. 공무원의 전시 임무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불시 비상소집 훈련과 전시 행정 체제로 전환하는 전시 직제 편성 훈련을 과(부서) 단위로 실시한다. 이에 따른 개인별 전시 임무와 전쟁 수행기구의 역할도 점검한다.
실제 전쟁 상황처럼 다수 기관이 관련된 복합적 위협 상황을 가정하고 중앙·지방행정기관 간 신속한 상황 전파와 의사결정, 조치 결과 보고 등을 연습한다. 국가중요시설 테러에 대비해서는 민·관·군·경 통합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사이버 위협 등 민간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소프트 테러' 대응 훈련도 한다. 드론 위협에 대한 국가 중요 시설의 방호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대(對)드론 통합방호훈련'을 벌인다. 드론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안티 드론 체계'도 점검한다.
아울러 서해 5도 백령·연평지역 주민 출도(出島)훈련, 읍·면·동 생활밀착형 훈련, 접적(接敵)지역 자원동원 훈련 등 전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맞춤형 훈련을 시행한다.
특히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민방공훈련으로도 불리는 민방위 훈련이 이뤄진다. 일반 국민 대피와 차량 통제까지 진행하는 것은 2017년 8월 이후 6년 만이다. 다만 지난달 집중호우와 이달 제6호 태풍 카눈 피해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57곳은 훈련에서 제외된다.
행정안전부는 "정부는 고도화된 적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각 참여기관들이 책임감을 갖고 훈련에 임하도록 해 국가 비상 대비 태세를 한층 격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