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개원 10주년과 한독수교 140주년을 맞아 주독일 한국문화원과 한국 전통 도자기와 매듭의 장인이 현대 무용가들과 함께 하는 특별공연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이하 <생각하는 손>)을 9월 26일 저녁 7시 30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소재의 복합문화예술공간 아드미랄스팔라스트(Admiralspalast)에서 개최한다.
앞서 올해 6월 3일과 4일 이틀간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국내 관객들을 맞이한 데 이어, 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이번 <생각하는 손> 공연은 우리 무형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립무형유산원이 2020년부터 개최해오고 있는 해외 무형유산 공연 사업인 ‘K-무형유산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생각하는 손>은 미국의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저서「장인(The Craftsman)」에서 영감을 받아, ‘최고의 경지를 향해 정진하는 사람’을 뜻하는 ‘장인’을 중심에 두고, 국가무형유산 ‘사기장’과 ‘매듭장’의 실제 작업을 공연화한 최초의 작품이다.
2021년 11월 국립무형유산원이 제작하고 초연한 작품으로, ‘흙’과 ‘실’이 우리 전통 공예인 ‘도자기’와 ‘매듭’으로 완성되는 인고의 과정을 총 2막의 무용극으로 구성했다.
제1막에는 국내 유일의 사기장 보유자인 김정옥(1942년생) 장인이 출연한다. 김정옥 보유자는 300년간 전통을 이어온 도자 가문 ‘영남요’의 7대 명장으로, 아들 김경식(국가무형유산 사기장 전승교육사), 손자 김지훈(국가무형유산 사기장 이수자)과 함께 출연해 흙을 밟고, 물레를 돌려 찻사발을 빚어내는 작업을 그린다.
제2막에는 50여 년 동안 기술을 닦은 매듭장 보유자 김혜순(1944년생) 장인이 무대에 올라 실을 감고, 끈을 맺고 풀며 매듭으로 엮어 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혜순 보유자는 각종 강좌와 전시, 유물복원 등을 통해 매듭의 실용성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생각하는 손> 공연은 김희정 상명대 교수가 대본과 연출을,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안무를, 박동우 홍익대 교수가 무대미술을, 정순도 상명대 교수가 음악을 맡았다.
특히 실제 공예 현장의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활용하고, 무대는 ‘흙, 물과 불’, ‘선과 면’을 주제로 도자기와 매듭의 탄생 과정을 현대적으로 시각화하는 등 관람객이 무형유산을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특히, 흙을 빚어 도자기를 만들고 누에에서 실을 뽑아 매듭을 완성하는 인고의 과정을 아름다운 몸짓으로 그려내며 두 장인과 뛰어난 호흡을 선사할 무용단 ‘김용걸댄스씨어터’와 호남살풀이 이수자 이용희를 비롯하여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마티아스 바우어(Matthias Bauer)가 특별출연해 무대의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언어의 장벽 없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언어극인 만큼, 한국 전통 무형유산의 가치와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홍균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는 “독일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한류의 뿌리가 바로 우리 전통 문화에 있음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