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에너지’가 불안하다…자원의존시스템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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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너지’가 불안하다…자원의존시스템 ‘경고등’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10.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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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석탄·천연가스 3大 에너지 수입 의존도 90%
에너지 원자재 10%↑→ 산업 생산비용 0.64%↑
브롬 등 8개 자원,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 상회
무역 선박과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무역 선박과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국내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특정국가에 과도하게 높은 자원의존시스템이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내 에너지 공급망 시스템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요 에너지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90%를 상회하는 만큼 국내 산업계가 이러한 국제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산업계는 2020년 기준 원유·석탄·천연가스 등 3대 에너지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90%를 상회한다. 국제 시세 변동이 기업의 제조원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고서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국내 전(全)산업의 평균 생산비용은 0.64%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우리나라 무역수지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의 수출은 약 0.2% 증가하고 수입은 약 0.9% 증가해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여기에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 비용은 0.67%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한국의 취약한 자원의존시스템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국의 수입품목 1만1341개 중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 품목은 총 8개다. 이 가운데 식용 파래, 흑단 단판 목재, 주석 웨이스트·스크랩, 에틸렌 디브로마이드, 완전자동 라이플 등 5개 품목의 수입의존도는 100%로, 수입 물량 전체를 이스라엘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브롬(Br)이 문제다. 브롬의 수입의존도 99.6%(수입액 315만달러)에 달한다. 브롬은 난연제, 석유와 가스 시추, 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금속 원소로, 타 물질로 대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전 세계 브롬 생산의 46.2%(18만t)를 차지하는 1위 생산국가다.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 28.2%, 중국 18.0%, 일본 5.1%, 인도(1.3%), 우크라이나(1.2%) 등의 순이다. 보고서는 이스라엘 브롬 공급 차질에 대비해 요르단, 중국, 일본 등으로의 수입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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