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우려집단·트럼프 재선 등 IRA 불안요소
LG·삼성·SK, 美 배터리 공장 리스크 급증
외부자금 끌어들인 LG·SK, 비용 부담 확대
LG·삼성·SK, 美 배터리 공장 리스크 급증
외부자금 끌어들인 LG·SK, 비용 부담 확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변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해외우려집단(FEOC)과 내년 미국 대선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안으로 IRA의 FEOC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FEOC으로 지정된 국가나 기업과 거래할 경우 IRA 보조금에서 제외될 수 있다. IRA 보조금 수혜를 기대하고 북미 시장에 대규모로 투자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로서 FEOC 가이드라인 향방을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초미의 관심사는 FEOC에 담길 중국과 중국 기업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과 합작사(JV) 형태로 공급망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FEOC가 중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전면금지할 경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북미 시장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는 내년 미국 대선이다. IRA 폐지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초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상 재선될 경우 IRA 폐지라는 초강수를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IRA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배터리 업계로서는 치명적인 재정적 피해가 예상된다. 일단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AMPC는 올해부터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상당한 혜택을 주고 있다. LG엔솔의 경우 올 3분기 AMPC 덕분에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SK온의 경우는 AMPC에 힘입어 올 4분기 첫 흑자전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AMPC 등 IRA 재정적 지원을 기대하고 북미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만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재정적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최근 LG엔솔, SK온은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위해 다양한 외부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LG엔솔은 그린본드(녹색채권), 회사채 등을 발행해 수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SK온은 지난해부터 공적수출신용기관(ECA) 투자금, SK이노베이션 출자금 등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내부자금을 활용해 두 기업보다 보수적으로 투자한 삼성SDI가 IRA 불확실성 리스크에 덜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FEOC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이미 AMPC를 받는 LG엔솔과 SK온은 미 정부에 대한 이의제기 및 공급망 다변화 전략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