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앞으로 50년간 우리나라 총인구가 1550만명가량 급감하면서 3600만명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0.7명선에서 1.0명선으로 출산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가정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출산율이 현재와 비슷한 0.7~0.8명선인 시나리오에서는 인구가 2000만명 이상 줄면서 3000만명대가 붕괴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인구는 65세 이상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극단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27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2년 5167만명에서 2072년 362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는 2041년에 5000만명선이 처음으로 깨진 뒤 2050년에 4000만명대에 접어들어 2072년에는 3622만명대로 줄어든다.
통계청은 현재 0.72명 수준인 합계출산율이 2030년이 되더라도 1명대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2020년 추계에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0명을 바닥으로 반등, 2051년 1.21명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통계청은 2년 만에 중위 추계에서 바닥 시점을 2025년 0.65명으로 수정했다. 2050년 기준 출산율도 2년 전엔 1.21명으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1.08명으로 0.13명 낮췄다. 상황 악화를 감안한 저위 추계는 2026년 0.59명까지 떨어진 후 2027년 0.61명, 2032년에야 0.70명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2050년에도 0.82명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전국 평균이 2026년 0.50명대에 수렴한다는 의미다. 출생아가 그만큼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설령 합계출산율이 1명대를 넘더라도 2072년까지는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계속될 예정이다.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2022년 11만명에서 2040년 27만명, 2072년에는 53만명 수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계출산율 반등 시점도 기존 추계보다 1년 늦어진 2025년(0.65명)으로 전망됐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이후 혼인율이 회복할 것이라고 봤지만, 예상보다 혼인건수가 크게 오르지 않은 영향이다. 통계청은 "2022년까지 혼인율이 하락하고 2023년 일부 회복 중에 있어서 1년 더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간 태어나는 아기는 50년 뒤인 2072년 16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대비 65.0% 수준이다. 20만명대가 깨지는 시기도 2년 전 대비 3년 빨라졌다. 당시에는 2055년 19만3000명으로 추정했지만, 이번 추계에서는 2052년 19만6000명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출생아 수가 10만명선마저 붕괴하는 전망도 제시됐다. 통계청은 저위 시나리오에서 출생아 수가 2060년 9만8000명, 2070년 8만8000명, 2072년 8만7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봤다.
아기가 적게 태어나면서 유소년 인구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0∼14세 유소년 인구는 2022년 595만명에서 2040년 388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72년에는 238만명으로 감소해 2022년의 절반도 채 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총인구의 70%를 웃도는 생산연령(15~64세)은 50년 이후에는 절반 밑으로 추락하게 된다. 0~14세 유소년 인구는 6% 선으로 쪼그라들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0%에 육박하면서 극단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인구피라미드 역시 현재 '항아리형'에서 '역삼각형' 구조로 변화하게 된다. '국가 소멸'까지 거론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우리나라의 가파른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고스란히 반영된 전망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