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美 투자 기조 유지…‘아메리카 퍼스트’ 대응
삼성·SK, 대만 선거 주시…파운드리 투자 전략 조정
현대차·LG, ‘정책 유지’ 인도·인니 전기차·배터리 투자
삼성·SK, 대만 선거 주시…파운드리 투자 전략 조정
현대차·LG, ‘정책 유지’ 인도·인니 전기차·배터리 투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올 해 산업계를 덮칠 ‘폴리코노미(Policonomy)’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전략을 구사한다.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의 선거가 목전에 이르면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은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정치·경제 복합 위기를 지속적인 현지 시장 투자와 강화된 글로벌 전략대응 조직으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미국 대통령선거, 대만 총통선거 등 ‘폴리코노미’ 불확실성 변수에 대응하기 글로벌 전략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최대 글로벌 경영환경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일단 국내 기업들은 미국 현지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바이든-트럼프’ 모두를 관통하는 ‘미국 자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맞춰 미국 투자 기조를 이어가는 이유다. 글로벌 최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전략도 마찬가지다. 인도는 올 봄에 총선, 인도네시아는 2월에 대선·총선이 예정됐다. 국내 기업들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3연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존의 인도 투자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유력한 차기 대통령이 현 대통령의 산업정책 기조와 유사해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현지 투자 기조는 유지된다. 국내 산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불리는 대만 총통 선거 변수 대응에도 분주하다. 일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대만 선거가 향후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고 있다. 대만 선거 결과가 글로벌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삼성, SK에는 파운드리 시장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에서 “현재 AI(인공지능) 칩 같은 고사양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고급 나노 공정 기술을 가진 파운드리가 삼성전자, TSMC뿐”이라며 “(국민당 집권시)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친미’ 성향의 민진당 후보가 당선되면 변수가 복잡해진다. 미국 기업과 TSMC의 협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민진당 후보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강력히 주장해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