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오너 대결'로 번진 한화-HD현대 'KDDX'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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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오너 대결'로 번진 한화-HD현대 'KDDX' 갈등
  • 이찬우 기자
  • 승인 2024.03.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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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갈등에 '재계 절친' 김동관‧정기선 대결구도 관심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오른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오른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입찰을 두고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 ‘절친‘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이번 힘겨루기를 리드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4일 KDDX 관련 군사기밀 유출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한 정황을 발견했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방위사업청의 HD현대중공업 입찰 허용 판결에 대한 반발이다.
이에 양사는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판결문, 정보공개, 형사기록 등을 내세우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관련 기밀 유출에 ’임원 개입‘이 있었다며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HD현대중공업은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양사의 경쟁이 심해지자 업계의 관심은 ’재계 대표 절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서 HD현대그룹 부회장의 대결 구도까지 번졌다. 두 인물은 나이도 비슷하고 서로 결혼식에 초대할 정도로 평소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두 인물의 충돌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조선업에 진출하면서부터 예견됐다. 일반 상선은 HD현대중공업 등 3개 조선사를 보유한 HD현대가 우위에 있지만 군함 등 특수선 분야는 한화오션이 더 앞서있기 때문이다.
이번 싸움은 두 부회장의 ’자존심 싸움’으로 연결된다. 두 인물은 조선 사업에 큰 애착을 두고 있어서다. 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한화오션 출범을 전면에서 이끌었고, 정 부회장은 HD현대 그룹의 주력 사업이 조선이기 때문에 서로 절대 밀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두 인물 모두 경영권 승계를 앞둔 ‘오너 3세’이기 때문에 이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선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이 향후 ‘특수선 수출 시장’ 선점이란 명분을 앞세워 차세대 리더십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게다가 KDDX 수주는 약 8조원이 걸린 게임이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 원을 들여 6000톤급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이전까지의 사업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를 자랑한다. 이처럼 기업의 향후 밥그릇을 책임질 수 있는 대형 사업인 만큼 두 기업 모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소송전은 두 부회장 간 첫 기 싸움이란 측면도 있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법적 공방에도 올 하반기 KDDX 입찰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 여부와 상관없이 수주는 진행되기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의 입찰을 제한해도 집행정지를 신청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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