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짓눌린 가계… ‘여윳돈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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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짓눌린 가계… ‘여윳돈 바닥’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4.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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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부진 영향…대출도 반토막 
'위험자산 줄이자' 주식·채권서 돈 빼
고금리가 지속되며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5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가 지속되며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5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지난해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경기 부진도 계속되면서 가계 여윳돈이 50조원 넘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2000억원으로 2022년(209조원) 대비 50조8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정진우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작년 가계의 여윳돈이 줄어든 데 대해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비용이 늘었고,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적인 소득 증가율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194조7000억원으로, 1년 전(283조5000억원)보다 약 88조8000억원 줄어 지난 2019년(181조6000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전년 31조7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돌아섰다. 2013년(-7조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운용액이 음수(-)라는 것은, 기간 중 금융자산 처분액이 취득액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가계가 위험자산을 축소하고, 우량주에 집중하면서 절대적인 거래금액이 줄어들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금융기관 예치금(147조원→128조8000억원), 보험 및 연금준비금(65조1000억원→41조4000억원), 채권(34조5000억원→25조5000억원)도 운용액이 감소했다. 가계는 지난해 총 36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한은 통계 편제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전년(74조5000억원)과 비교해 조달액이 38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자금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은 66조1000억원에서 29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정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신용대출이 감소세를 지속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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