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사회적 대화’ 특위 출범 잠정 연기… 한국노총 논의 반발
타임오프제 놓고 갈등… “한쪽에만 엄격한 잣대 들이밀면 안 돼”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윤석열 정부가 공들여온 노동개혁이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노동개혁 대다수 과제들이 거대 야당이 버티고 있는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법 개정사항이기 이전에, 재계와 노동조합 등 이해당사자들과의 사회적 컨센서스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지난 4일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한국노총이 불참하면서 불발됐다. 노동계를 대표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 중인 한국노총은 공무원·교원노조 타임오프제 논의에 반발해 불참을 통보했다.
작년 12월부터 공무원·교원에도 근로시간 면제를 적용하는 개정 공무원·교원노조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그 상한과 인원 등을 정해야 하는 경사노위 산하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심의위는 근로자위원 5명, 정부위원 5명, 공익위원 5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제시한 공익위원 후보 15명에 대해 사용자 편향적 인사라며 반발해 왔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 중에서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는 공무원과 교원노동조합 전임자의 근로시간을 인정해주는 제도로, 윤 대통령의 공약사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노조 전임자 급여를 사측이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고, 이를 빌미로 사용자가 노조 활동에 개입하는 등 문제도 지속됐다. 이에 2010년 타임오프제가 전격적으로 도입됐으나, 여전히 타임오프제 관련 노사간·노노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계에서도 타임오프제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480개 사업장의 타임오프제 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63개(13.1%)에서 위법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근로시간 면제자 한도가 32명이지만, 실제로는 315명을 둔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 게시판에는 “한 번도 출근하는 걸 본 적 없는 파트타임 노조 간부들이 정원만 차지하고 있다”등의 불만이 나왔다.
이에 공무원·교원에 대한 확대 시행도 미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2년 엠브레인퍼블릭이 수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공무원·교원 노조전임자 활동에 대한 임금 집금에 찬성하는 응답률은 13.3%에 불과했다.
재계 관계자는 “타임오프제는 노사간 자율적인 영역이 상당히 많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법 등에서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더 많이 필요한 회사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을 ‘법에 정해져 있으니 정해진 만큼만 쓰라’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제재 부분에 있어서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며 “사업주들이 근로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