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벼랑 끝’…부채도 연체도 ‘역대 최대’
상태바
中企 ‘벼랑 끝’…부채도 연체도 ‘역대 최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4.22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대 은행 중기 대출 한달 만에 5조 '쑥'
신규 연체잔액 1년 만에 8조원 넘어서
김주현 "중소기업 지원방안 적시 마련"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하면서 연체율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기업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하면서 연체율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기업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경기침체와 고금리 속 빚더미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대출 잔액이 64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신규 연체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영향도 크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이 은행의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지만 정부가 금융권에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관리를 주문하면서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3월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40조672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1655억원 늘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9조1817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중기 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올 2월 이후 시중은행들이 이들 대출에 부여하고 있는 금리 혜택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중소기업 한시 특별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출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들은 한은으로부터 연 2%의 저리로 자금을 공급받아 개인사업자·중소기업에 대출을 내줄 수 있다. 시중은행의 중기 대출 확대 기조는 인터넷 전문 은행과의 금리 역전 현상에서도 엿보인다.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보증서를 담보로 진행되는 대출의 경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 은행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영역인데, 5대 은행의 3월 신규 취급 금리가 4.85~5.11%였던 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5.49%, 케이뱅크는 5.31%로 비교적 높았다. 5대 은행이 연초 대비 많게는 0.3%포인트나 금리를 낮춘 영향이다.
한편 중기 대출이 급증하면서 연체율도 비상이 걸렸다. 1년 만에 신규 연체가 8조원이나 불어났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은행의 중기 대출 신규 연체(1개월 이상) 잔액은 8조3185억700만원으로 전년(3조9312억3600만원) 대비 52.74%(4조3872억710만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돈을 갚지 못하는 한계 차주가 늘어난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의 어음부도율은 023%로 전년(0.10%)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음부도액도 5조3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배 급증했다. 연체가 늘면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도 늘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2조5182억7600만원으로 전년(2조1686억5400만원)보다 13.88%(3496억2200만원) 확대됐다.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35%에 달한다. 이처럼 연체와 부실이 증가하고 있지만 5대 은행은 중기 대출을 더 늘리고 있다. 계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중기 대출 잔액은 640조672억원으로 전달(634조9017억원)보다 5조1655억원 증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금융 애로점검 협의체' 1차 회의 자리에서 "최근 중소기업은 매출은 감소하고 비용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아직 연체율 등의 절대적인 수치는 양호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주요산업군별로 중소기업의 자금상황 및 애로요인을 분석해 상황변화에 따른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적시에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