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임 비서실장 정진석·정무수석 홍철호 임명
시민사회수석엔 전광삼 검토…'불통 인사' 비판도
시민사회수석엔 전광삼 검토…'불통 인사' 비판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 쇄신 결과에 대해 '불통 논란'이 불거지면서 향후 국무총리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윤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정무수석비서관에 같은 당 소속 홍철호 전 의원을 각각 임명하는 등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있다. 야당과 일부 여당을 중심으로 '일방통행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향후 국무총리 인선이 윤 대통령 국정 쇄신 성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 3기 핵심 인사 교체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신임 비서실장에 5선 중진이자 친윤(친윤석열)계 정진석 의원을, 정무수석에 홍철호 전 의원을 임명한다고 직접 밝혔다. 윤 대통령이 기자단 앞에서 직접 인선 결과를 발표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두 내정자 이력을 직접 소개한 것은 물론, 발표 이후 기자단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윤 대통령이 이들 인사들의 강점으로 꼽은 것은 '소통'이었다. 윤 대통령은 정 실장의 임명 배경과 관련해 "내각·당·야당·언론·시민사회 등과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에 대해선 "소통과 친화력이 뛰어나시다고 추천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인선이 발표되자 야당에서는 '불통 인사'라며 즉각 반발했다. 특히 야당은 정 실장 임명을 두고 민심을 외면했다는 평가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열고 "정 실장 임명은 '불통 국정'을 전환하라는 국민 명령을 외면한 인사"라며 "비뚤어진 역사관을 가진 정 비서실장은 협치 대신 정쟁을 촉발시킬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정 비서실장은 2022년 10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페이스북에 '조선은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게 아니라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심 100%' 전당대회 룰을 밀어붙인 사람이 이 정부 실패에 큰 책임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정 의원 임명을 비판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여당 비대위원장이었던 정 의원이 친윤(친윤석열) 지도부를 세우려고 지도부 선출 방식을 '당원 투표 100%'로 변경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 일부에서도 이번 인선에 대해 쓴소리가 나왔다. 비윤(비윤석열)계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무너지게 된 가장 근본적 원인은 전당대회로 뽑힌 당 대표를 대통령 지시로 내쫓은 것과 당심 100%로 전당대회 룰을 급조해 대통령 사당으로 만든 것이다. 두 가지를 주도한 사람이 바로 정 의원"이라며 "지난 2년처럼 일방통행을 고집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직격했다. 특히 이번 인선은 4·10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정 비서실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했으나, 박수현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홍 수석의 경우 경기 김포을에서 박상혁 민주당 후보에 패배했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서 시민사회수석으로 유력하게 검토된다고 알려진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 역시 이번 총선에서 대구 북구갑에 도전했지만, 공천에 실패하면서 최종적으로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정권 심판' 민심에 여당이 참패한 뒤 윤 대통령 지지율까지 취임 이후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요 요직에 인적 쇄신과 거리가 먼 '측근 인사'가 이어진다면 야당은 물론 여론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향후 국무총리 인선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윤 대통령은 국무총리 인선에 대해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무총리의 경우 인사청문회 등 과정에서 야당 동의가 필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에서 관련 논의가 오갈지도 주목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