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기고  |  우리는 언제까지 두려움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 할까? 현재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무형의 공포를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스토킹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포가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JTBC가 보도한 거제지역의 폭행치사 사건은 스토킹의 심각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악용해 침입 및 폭행해 피해자가 치료 중 사망에 이르게 해 큰 사회적 공분을 샀으며,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가해자에 대한 구속 수사와 엄벌을 촉구했다. 2021년 처음 시행된 스토킹 처벌법은 개인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스토킹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몇 년간 스토킹 범죄가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2023년 7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이 이뤄졌고 스토킹 방지법도 신설됐다. 2024년 1월부터 시행된 개정법은 스토킹의 정의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했다. 개정법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개인정보 유포, 가장행위, 반복적인 메시지 및 사이버 괴롭힘도 스토킹으로 간주한다. 피해자의 범위도 확대돼 동거인과 그 가족까지 포함되며, 반의사불벌죄 조항 삭제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도 공소가 제기될 수 있고, 전자위치추적장치 부착과 같은 잠정조치 규정도 추가됐다. 담당한 한 스토킹 사건에서 가해자는 피해자를 10개월 동안 지속해서 관찰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일상적인 일과와 활동 패턴을 파악하고 피해자의 주거지 근처에서 기다리거나 복도에서 지켜보는 등의 행위를 반복했다. 또 가해자는 피해자의 주거지 비밀번호를 알아내 직접 침입하는 등 심각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으며, 피해자에게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초래했다. 이는 스토킹 범죄에 대해 법적인 보호와 개입이 시급히 필요함을 명백히 보여준다. 스토킹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심각한 사회적 해악을 초래한다. 법적 처벌을 강화해 더욱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갱신해 특히 흉기를 사용하면 징역형을, 일반 스토킹 범죄는 최대 1년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벌금을 권고했다. 이에 더해 스토킹에 대한 법적 판단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하급심 판례 등을 통해 더 명확한 행위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법 집행의 일관성을 높이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의사에 반하여’를 해석하는 기준에서 묵시적 비동의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당사자 간 의사소통 중 한쪽에서 어떻게 ‘의사에 반하는 연락을 하지 말 것’을 통지했는지가 모호해 이러한 불명확성은 피해자가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법률을 추가 개정해 '의사에 반하는 연락'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피해자의 의사 표현 기준을 설정해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를 더 쉽게 주장하고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피해자 중심의 법 집행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개정법은 피해자를 더 잘 보호하고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지만, 스토킹의 정의와 처벌 기준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며, 이는 향후 형사법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