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층에 대한 복지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나, 국내에서는 노인들이 높은 자살률과 고독사율을 기록하는 실정이다.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 빈곤율은 40.4%로 관련 자료를 제출한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노인 빈곤율은 14.2%로 한국의 1/3에 불과하다. 특히 76살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절반을 넘어선 52.0%로 OECD 평균보다 35.4%p 높다.
노인층의 경제적 빈곤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면서 이들의 자살과 고독사 비율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고독사 중 60세 이상 노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7.5%로 전체 절반을 육박했다. 같은 해 전체 자살자 1만3352명에서 60대 이상은 4725명으로 35.4%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80세 이상 노인 10만명 당 61.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모든 세대 중 자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이승호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년 연장을 통해 노인빈곤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노령연금 수급시기가 지속적으로 상향되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정년을 연장하는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하며 “정년 및 고용연장 정책은 근로조건이 좋은 일자리의 고용기간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사회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빈곤 노인 지원 정책을 연령별로 세분화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승희 KDI 연구위원은 “1940년대생과 그 이전 출생 세대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이후 세대에 비해 더 빈곤하고 국민연금 혜택을 누리기 힘든 세대로 기초연금 지급액을 늘려 노후소득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세대는 윗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덜 빈곤하기에 기초연금을 다른 형태의 복지제도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 11월부터 시행되는 '노인일자리법'을 활용해 노인들의 경제적 곤궁과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자는 의견도 있다.
신권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역 내에서 노인들이 커뮤니티를 유지하면서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상호부조가 노인일자리사업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스마트폰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지역 노인들 사이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