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난 속 카드빚 발목 잡힌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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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취업난 속 카드빚 발목 잡힌 MZ세대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5.19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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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물가↑… 20~30대 대출 연체 최고치
'취업 대신 창업' 자영업자 연체율 급증세
취업난과 고금리·고물가로 MZ세대 대출 연체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취업난과 고금리·고물가로 MZ세대 대출 연체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고물가·고금리와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 한파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20~30대 청년들이 급증하면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95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의 연체율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19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소액 생계비 대출의 연체율은 15.5%로 집계됐다. 이 상품 연체율은 출시 직후인 작년 2분기 말 기준으로 2.1%에 불과했지만 이후 3분기 말 8%, 4분기에는 11.7%로 줄곧 높아졌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20대 이하의 지난 1분기 소액 생계비 대출의 연체율은 21.1%로 전분기(16.9%)보다 4.2% 포인트(p) 올랐다. 이는 전체 평균인 16.8% 높은 수준이다. 뒤이어 △30대(18.2%) △40대(15.5%) △60대(9.9%) 순이었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에 최대 1200만원을 내주는 서민금융 상품 '햇살론 유스' 상황도 비슷하다. 이 상품을 이용한 청년층이 원리금을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갚아준 대위 변제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1280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변제율(9.6%)은 10%에 근접했다. 지난해 대위 변제액은 5050억원으로 전년(2570억원)의 2배로 늘었다. 이처럼 청년층에서 소액 연체 및 대위변제가 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청년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청년 취업자 수는 18개월째 감소세다.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8만9000명 줄어,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청년층 고용률은 46.2%로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상황이다. 이는 △60대(29만2000명) △30대(13만2000명)에서 가파른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 점과 대조적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직장이 없거나 일용직·비정규직 근로가 늘고 소득이 불안정해지면서 대출과 연체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20~30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도 급증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지난해 연체액 증가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30대(30~39세)가 62.5%(1조7039억원→2조7691억원)로 가장 높았다. 20대의 경우 연체 규모는 4846억원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연체율은 6.59%로 가장 높았다. 이는 전년(4.37%) 대비 2.22%p 오른 것으로 상승률 또한 가장 컸다. 30대의 연체율(3.90%)과 연체 상승률(1.63%p)은 20대 다음이었다.  작년에 50만원 이상 소액 생계비 대출을 신청한 차주 대부분은 주거비(71.1%·2만5022건) 조달이 주요 목적으로 조사된 가운데 주거비 부담은 한층 더해지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서울 시내 준공 5년 이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연립·다세대 주택(전용면적 9평 이하) 평균 월세는 101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9% 올랐다. 청년층을 통칭하는 'MZ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고물가와 취업난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밀레니얼(M)보다 더 젊은 Z(Gen Z·1995년생~2012년생)세대의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신용분석기관 트랜스유니온 조사를 보면 Z세대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있었고, 이후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취업난과 각종 할부·학자금 대출·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 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Z세대 대부분은 소유 주택이 없어 주거비 상승에 취약하고 재정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2~3년간 주거 임대료를 비롯해 식료품비·외식 물가·기름값·교통비 등이 동시에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매달 수입과 지출 목록을 정리하고 신용카드 대출 등은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한편, 저금리로 새 대출을 받아서 카드 빚을 갚은 뒤 다시 카드 빚을 내는 악순환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코로나19 확산기에 누적된 부채가 고금리에 취약층을 직격하고 있다"며 "20대에게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고용 연계 작업이, 젊은 자영업자에게는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는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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