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유치‧명품관 리뉴얼 다음은 미술 전시관
중산층 문화생활 니즈 공략해 집객력 높여
중산층 문화생활 니즈 공략해 집객력 높여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백화점 업계가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면서 예술 작품으로 집객력을 높이는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 알트원의 누적 유료 전시 관람객은 지난달 기준 100만명을 넘겼다. 서울 소재 미술관의 연평균 관람객 수가 5만여명 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6배에 달하는 인원이 유료 전시를 위해 더현대 서울을 방문한 셈이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필요한 지출은 아끼고, 특별한 취미에는 큰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명품관을 리모델링 하고 ‘에루샤’로 불리는 3대 명품 브랜드(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유치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취했다. 에루샤 없이 MZ의 성지로 주목받은 더현대 서울에는 지난해 말 루이비통 여성 매장이 오픈했고, 까르띠에나 루이비통 남성 매장의 유치 소식도 들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 명품관을 새단장했고, 올 하반기에는 루이비통 맨즈와 디올 옴므가 문을 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중 유일하게 에루샤를 모두 갖춘 잠실점은 올해 연매출 3조원 달성 목표와 내년 전면 리뉴얼을 예고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에 이어 중산층의 문화 소비 욕구를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더현대 알트원에서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 특별 기획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세계 최대 수준의 보유작 규모를 자랑하는 갤러리 로빌란트 보에나와 협업하는 만큼 1300년부터 2000년대까지 800년에 걸친 시대별 상직 작품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알트원이 지난달 유료 관람객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입장권 40%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청담 분더샵의 신세계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는 1969년부터 백화점 아네 갤러리를 열어 백화점을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왔고, 지난해에는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달에는 신세계갤러리에서 일본 사진작가 료스케 코스케(RK)와 스트리트 아트 전시를 연다. 해당 전시에는 작품과 함께 자체 편집숍 케이스스터디와 가구 브랜드 나이스워크숍의 굿즈도 함께 선보인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명품관에서 꾸준히 미술 작품을 전시해왔다. 지난달부터는 아트 큐레이션 플랫폼 오픈월과 함께 세계적인 한지 조형작가 전광영 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 5층에서 무료로 집합 5점을 선보인다. 해당 작품은 3000만원에서 6000만원에 살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점 내 미술관을 넘어 공간에 아트를 접목했다. 새단장한 타임빌라스 수원은 기존 백화점에서 보기 어려운 초대형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미술)를 센터홀에 설치했다. 네덜란드 유명 작가 드리프트의 대표 작품이 1층에 설치되면서 인증샷 명소로 거듭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 미술관에 버금가는 작품을 소개하면서 고객의 문화생활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원 높은 작품을 선보이면서 리테일과 예술의 결합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