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0.54%. 전분기比 0.06%p ↑
2021년 말 0.16%보다 3배 이상 상승…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
2021년 말 0.16%보다 3배 이상 상승…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은행권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1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들을 중심으로 카드매출 감소세가 심화, 저축은행들마저 저신용자에게는 아예 대출을 내주지 않는 등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분기 말인 2023년 말 0.48%보다 0.06%p 상승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저점이었던 2021년 말 0.16%보다는 3배 이상으로 뛰어올라 1분기 말에는 2012년 12월(0.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들의 연체율이 많이 상승하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고금리·고물가에 개인사업자들이 어렵다는 것은 다들 피부로 느끼는 건데 이에 더해 빚을 못 갚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영업자 경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카드 매출은 감소세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IBK기업은행 집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평균 카드 매출은 작년 말 기준 6.4% 감소해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카드 매출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개인사업자들 간에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세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8%p 높아졌다. 폐업자 수는 9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1만1000명 늘었다. 은행권 이용이 어려운 취약차주에게 대출을 공급하는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23조4200억원) 대비 약 5조원(21%) 감소했다. 지난 1분기 1543억원 당기순실을 낸 저축은행업권은 이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여·수신을 동시에 줄이고 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개인사업자대출 총액이 322조3690억원으로 2.4%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점수가 낮은 저신용자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은 감소하거나 아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11개사로 지난해 1분기(17개사)보다 6개사 줄었다. 같은 기간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4개사에서 0개사로 아예 사라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2금융권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안 좋으니까 여신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개인사업자들이 설 자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