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27일 무기한 휴진 돌입 여부, 22일 회의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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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27일 무기한 휴진 돌입 여부, 22일 회의서 결정"
  • 이용 기자
  • 승인 2024.06.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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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사회, 의대교수 단체 참여산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출범
의협 회장, 위원서 빠져… 22일 회의서 27일 무기한 휴진 돌입 여부 결정
‘증원중지’법적명분 소실한 醫, 무기한 휴진 앞두고 집안싸움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 출범 등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범의료계 대책위원회 출범 등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오는 27일 '무기한 휴진'에 돌입할지 여부를 22일 회의에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사단체 연석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대 교수 단체가 참여하는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출범했다고 전했다.
올특위는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 임정혁 대전시 의사회장, 전공의 대표 등 3명을 공동위원장으로 선정하고, 시·도 의사회 대표,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 14명으로 구성된다. 임현택 의협 회장과 최안나 대변인은 위원에서 빠진다. 첫 회의는 오는 22일 열리며, 전국 휴진 현황을 종합해 집단행동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27일 무기한 휴진 여부도 이날 결정된다. 최 대변인은 "임 회장의 무기한 휴진 발언은 정부가 27일 이전에 입장 변화를 보이길 바라는 의미"라며 "27일 전면 휴진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범대위에 불참하겠단 입장에 대해선 "전공의 대표 자리는 남겨둘 것"이라며 "대전협으로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올특위 구성은 지난 13일부터 나왔던 안건으로, 당시에도 이들 단체는 연석회의를 열고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의료계는 의협, 전공의, 의대교수, 지역 의사 단체들이 따로 목소리를 내며 의견 통일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의료계의 통일 요구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고, 집단행동에 나선 의료인에 행정처분 압박을 가하면서 의료계가 대책위 구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 대변인은 "정부가 단일한 요구안을 달라고 해서 (의료계가) 내놨는데 정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의대증원 중지 신청, 대법원서 기각… 醫 "휴진 외엔 방법 없어"

현재 의료계는 의대증원 정책을 중지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이 사실상 모두 막힌 상황이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배분 처분을 중지하기 위해 의료계가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대법원마저 이를 기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대법원 2부는 의대생과 교수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사건 재항고심에서 원심의 기각·각하를 결정했다. 대법원은 "장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상황에서 증원배정의 집행이 정지될 경우 국민의 보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의대 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집행정지를 신청한 의료계의 '적격성'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집행정지를 신청할 자격은 의대생들에게만 있다”며 이전 재판부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 수험생들에게는 집행정지를 신청할 자격이 없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4월 3일) 및 항고심(5월 16일) 재판부는 모두 의료계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대 의대 교수·전공의·학생 196명이 낸 집행정지 신청도 지난달 21일 각하됐다.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림에 따라, 의대증원 절차를 중지하기 위한 의료계의 법적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의료계 입장에선 사실상 휴진 외에는 정부를 견제할 만한 방안이 없는 상태다. 해당 방식의 투쟁이 성공하려면 의사 단체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하는 만큼, 오늘 출범한 범대위가 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의협 '무기한 휴진', '범대위 구성' 두고 의료계 내부 갈등 심화

그러나 일부 의사 단체가 의협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범대위가 의료계 전체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단 시각도 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의협의 27일 무기한 휴진 발표에 대해, “임현택 의협회장이 여의도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발표할 때 처음 들었다”며 “무기한 휴진의 실현 가능성과 그 내용의 적절성에 관한 찬반은 별론으로 하고, 의사결정 회무 방식과 절차에 치명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범대위 일원인 전의교협마저도 18일 궐기대회 당일날 무기한 휴진 계획을 처음 들었다는 입장이다. 투쟁 선봉에 있는 전공의 단체는 범대위 참여 거부 뜻을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범대위 공동위원장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대전협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27일 무기한 휴진에 대해선 “의협 대의원회,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임 회장은 언론 등 대외적 입장 표명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핵심 단체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개원가는 27일 예고된 집단 무기한 휴진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을 낮게 봤다. 서울 강남의 한 안과 전문의는 “보통 진료 예약을 한달 전부터 잡는다. 무기한 휴진 발표일부터 27일까진 보름도 안되는데, 그 안에 예약 환자분들의 진료 일정을 모두 미룰 수 없다. 당일부터 순차적인 휴진은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무더기 휴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휴진을 시작한 서울대 의과대학·병원 교수 내부에서도 무기한 휴진을 이어갈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상황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0일 오전 총회를 열어 다음주에도 휴진을 이어갈지 투표로 결정할 방침이다. 교수 사이에선 무기한 휴진을 두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 싸움을 그만둘 수는 없다"는 등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투표 이후 결과는 이르면 21일, 늦어지면 22일께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18일 의협 집단휴진 당시 휴진률이 높았던 4개 지역에 대해 조사를 착수하면서, 개원가의 휴진 대열 합류 의욕이 한 풀 꺾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오늘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부추긴 혐의로 경찰에 출석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개인병원 의사는 개인사업자나 다름없다. 의사 입장에선 의대증원 반대에는 공감하나, 환자들과 직원들을 생각하면 맘대로 휴진을 단행할 순 없다. 이런 상황은 협회도 알고 있을텐데, 어째서 이런 계획을 내놨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의정갈등 초기엔 개원의 집단행동 동참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나, 이제 무기한 휴진 카드를 꺼내 든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S대 병원 사직 전공의는 “전공의들이 줄사직한 마당에도 개인병원들이 그대로 운영하며 돈 버는 건 방치하다가, 이제 뾰족한 수가 없으니 개원가 휴진을 들먹이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2월부터 개원가 합류를 독려했다면 진정성을 인정했을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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