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반대론자 “접종이 더 위험”… 필수 백신에 음모 제기
1998년 발표된 ‘가짜 논문’ 믿고 홍역 환자 폭증
1998년 발표된 ‘가짜 논문’ 믿고 홍역 환자 폭증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필수 예방접종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보건당국의 해명에도 백신 음모론자들의 활동이 계속되면서 보건의료체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국산 수두 백신의 안전성을 입증했으나, 온라인에선 다른 필수접종백신에 대한 가짜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필수’ 백신을 ‘선택’ 백신으로 바꾸자는 건의를 국민신문고에 제출한 사례도 나타났다. 백신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백신을 맞아도 질병에 걸릴 수 있다 △백신은 몸에 바이러스(혹은 균)을 주입하기 때문에 해롭다 △접종하지 않아도 안전한데 국가가 강요한다 등이다. 해당 사안은 20세기 초부터 선진국에서 널리 퍼졌던 유언비어로, 이미 오래 전에 논파된 사항들이다. 국제사회는 백신 반대론자를 '안티백서(Anti-Vaxxers)'라 부르며, 주요 국가에서는 이들을 정상으로 보지 않을 정도다. 특히, 자신의 아이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부모들은 학대자로 간주되기도 한다. 백신 반대론자들이 문제삼는 백신은 수두 백신뿐만 아니라 홍역, 볼거리, 인플루엔자 등 대부분의 국민들이 접종한 ‘생백신’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몸에 바이러스와 균을 주입한다”는 표현은 사실이지만, 약학정보원이 정의하는 약독화 생백신은 병원체를 변형해 제조된 것으로, 인체에 투여되면 면역 체계를 자극해 면역력을 생성하지만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백신 반대론자들은 생백신을 통해 바이러스나 균이 주입되므로 백신을 맞으면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연 면역 형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일부러 같은 질환자와 병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 행해지던 민간요법으로, 백신의 원리와 동일하다. 두 방식 모두 같은 질병에 노출시켜 면역력을 강화하는 매커니즘을 공유하지만, 비전문가가 행하는 민간요법보다 검증된 백신을 의료 전문가로부터 접종받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의사의 논문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 증명된 사례인 만큼, 국내에서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가 특정 질환에 대응하는 약을 만들 때, 수백 수천의 논문을 살펴보고 정보를 종합한다. 한가지 논문만 믿고 약을 만드는 연구자는 없다. 모든 논문이 사실로 검증된 것도 아닌 만큼, 가짜 정보를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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