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모우재 필통박물관의 정범진 설립자가 출판사 쌍청헌을 통해 <정범진의 필통사랑>과 <필통보> 일러스트 엽서북을 출간했다.

<정범진의 필통 사랑>은 정범진 작가가 1979년부터 45년 동안 수집한 600점이 넘는 필통 가운데 500여점의 필통을 전문사진작가의 렌즈를 통해 도록으로 담아낸 책이다. 또한 이 도록에는 40여개의 필통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 수록돼 있어 독자들에게 필통이 가진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운보(雲甫) 김기창 화백의 필통, 오랜 친구인 도예가 김기철 선생의 필통, 강도에게 도둑 맞았다가 다시 찾은 옥필통, 조선 묘향산이 그려진 북한에서 제조된 필통, 서예가 검여(劍如) 유희강 선생의 글씨를 새겨 놓은 필통 등 다양한 필통을 만날 수 있다. 필통은 문방사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연필 등 필기구가 큰 일을 하도록 편하게 쉴 수 있는 요람 같은 곳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필통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실제 수집했던 필통 600여점은 작가의 고향인 경북 영주시 상줄동에 위치한 모우재 필통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직접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 필통보(筆筒譜) 엽서북은 작가가 필통을 수집할 때마다 일일이 그린 600점이 넘는 그림 중에 24종을 선별해 엽서북으로 제작한 것이다. 매번 수집의 순간을 주변에 있던 크레용, 볼펜 등 도구를 이용해 그림으로 기록함으로써 필통에 담긴 추억과 감정을 엽서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한 작가는 필통을 구매한 일자, 경위, 가격, 제조국가, 재료 등 필통에 대한 정보를 세세히 기록해 뒀으며, 이중 일부는 엽서북에 담아 드로잉과 정보를 함께 전달한다. ‘필통보’ 엽서북은 단순한 그림 모음집을 넘어서 필통을 통한 작가의 감성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다.

정범진 작가는 필통을 통해 기록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필통은 단순히 필기구를 보관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보물이다. 이번 신간 <정범진의 필통사>’과 <필통보> 엽서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필통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고, 기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쌍청헌은 "국내 최초 필통 수집가인 정범진 수집가의 오랜 열정과 노력을 담아낸 작품으로 흔치 않은 필통 컬렉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며, 필통을 단순한 문구류 보관함 이상의 의미로 재조명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필통의 소중함을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잘 전달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작가 약력
제16대 성균관대 총장(1995-1999)
전 소수서원 원장
동양대학교 석좌교수
전 동양대학교 한국선비연구원 원장
제14대 한국한시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