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비슷한 ‘뉴스테이’ 사업 실패
투자사 참여 여부 불투명하고 성급한 측면 있어
투자사 참여 여부 불투명하고 성급한 측면 있어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정부가 공급 활성화 및 서민 거주안정을 목적으로 리츠 등 법인이 대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표하자 과거 실패사례도 있는 만큼 실효성 여부는 의문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토부는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서민·중산층과 미래세대 주거안정을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에는 법인과 리츠 등 민간사업자가 100가구 이상 대규모 임대주택을 20년 이상 임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츠나 기업을 내세운 임대주택 공급 방안은 이번에 처음 마련된 게 아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중산층에게 분양 아파트와 같은 품질의 임대주택을 리츠 방식으로 공급하는 ‘뉴스테이’이 사업을 추진했으나 약 3년 만에 폐지됐다. 당시 정부는 2년마다 쫓겨날 위기에 놓인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보장하고자 최대 8년의 의무임대기간을 뒀다. 동시에 사업자 불만을 잠재우고자 이번처럼 의무임대기간과 임대료 상승제한(연 5%)을 제외한 모든 규제는 풀도록 했다. 임대주택을 담보로 사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뒤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야 하는 제한도 없앴다. 그러자 고가 임대료 논란이 제기됐다. 민간 건설사에 저리 대출이나 기금 출자 및 융자 등 각종 지원은 제공하면서도 임대료 규제를 두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당시 서울 용산구 뉴스테이 주택 한 곳은 전용면적 84㎡가 보증금 7000만원과 월세 186만원이 책정돼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는 뉴스테이 명칭을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바꾼 뒤 임대료 규제를 되돌렸다. 초기임대료를 시세 대비 90~95%로 제한하는 규정을 되살린 뒤 임대의무기간은 8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이에 일반분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면서 임대주택을 공급할 이유가 사라진 건설사들의 관심은 빠르게 식었고 사실상 실패한 정책으로 남게 됐다. 실제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 출자승인실적은 지난 2019년 34개에서 2020년 15개, 20201년에는 10개, 2020년에는 8개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주택을 소유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주택으로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발상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관리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임대주택 사업은 업계가 선호하는 형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이 시장 원리에 따라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더 파격적인 규제 완화나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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