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선상카지노 허용하는 ‘크루즈산업 육성법’ 문제점 지적
[매일일보] 정부와 새누리당이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중점 추진중인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크루즈산업 육성법안)이 최근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한국해운조합’의 경우와 유사하게 크루즈 업계 이익단체를 설립해 정부의 업무를 위탁하도록 허용하도록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크루즈산업 육성법안’(수정안)을 분석한 결과 법안 17조에서 "크루즈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해양수산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크루즈산업협회'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돼 있었고, 20조에서는 해양수산부 장관의 업무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크루즈산업협회'에 위탁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박원석 의원은 “사실상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 정부의 여객선 안전운항 업무를 위탁받은 한국해운조합의 경우와 유사하다”며. 실제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해운조합법’에 따라 만들어진 선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은 해양수산부(구 국토해양부) 관료 출신을 영입해 왔으며, 해양수산부로부터 위탁받은 여객선 안전운항 관리 업무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박 의원은 “국회와 정부에 대한 로비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며 “‘크루즈산업 육성법안’에 따라 설립될 '크루즈산업협회' 역시 '해운조합'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해피아'라는 신조어가 생겼는데, 박근혜 정부가 ‘해피아’를 ‘적폐’하겠다면서 ‘해피아’의 '은신처'를 새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박원석 의원은 아울러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 연안여객 안전시스템의 총제적 결함이 드러났는데 선상 카지노 영업소가 설치된 대형 크루즈선을 허용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의 연안여객 안전시스템으로는 6800톤급 여객선의 안전운항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전 세계에 드러났다. 그런데 '크루즈산업 육성법안'이 통과되면 카지노 영업장을 갖춘 2만 톤 이상 규모의 크루즈선이 관광객을 가득 싣고 공해와 영해를 오가게 된다”며 “아직 국회가 연안여객선 안전 시스템을 개조하기 위한 ‘세월호 방지법’들도 처리하지 못했는데 과연 2만 톤이 넘는 크루즈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박원석 의원실이 파악한 따르면 지난해 관세청은 국내 카지노에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3조원 대의 환치기 사건을 적발했으며, 이에 따른 수백억원 대의 탈세혐의도 밝혀냈으나 관련 법규의 미비로 제대로 처벌되지 않았다. 카지노 관련 자금의 투명성을 담보할 만한 규제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정부가 ‘크루즈 선상 카지노 없이는 중국인 관광객 등을 유치하기 어렵고,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크루즈 업계와 카지노 업계의 주장에 기대어 '묻지마' 카지노 열풍을 방관할 게 아니라 여객선 안전운항 시스템부터 마련하고, 카지노 관련 규제와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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