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내면 좋은 백신 놔줄게"… 무료독감백신 대신 유료 권유에 어르신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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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내면 좋은 백신 놔줄게"… 무료독감백신 대신 유료 권유에 어르신 혼란
  • 이용 기자
  • 승인 2024.1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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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24-25절기 맞아 특정 연령층에 ‘4가 백신’ 6종 무료 제공
일부 의료기관, 어르신께 4가 독감 백신 대신 ‘고면역원성 백신’ 권유
일부 개인병원이 무료로 맞을 수 있는 백신 대신 유료백신 접종을 권유해 어르신들의 혼란을 유발한단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경기도 안성시에 거주하는 한 60대 A씨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무료 독감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근처 개인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접수처 직원이 그를 사무실로 안내하더니 “4가 백신은 고연령층에게 항체가 잘 안생긴다”며 돈을 내면 효능이 더 좋은 백신을 접종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이 “나라에서 제공하는 무료 백신인데, 효능이 없단 거냐”고 묻자 해당 직원은 “(의사)선생님들은 그런 말 잘 안하시겠지만, 추천드리는 백신이 무료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더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어르신들이 무료로 독감 및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는 ‘2024-2025절기 국가예방접종’ 제도가 운영 중이다. 그런데 일부 개인병원이 무료백신 대신 유료백신 접종을 권유해 어르신들의 혼란을 유발한단 지적이 나온다.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은 9월 20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감염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진행한다. 그 중 어르신(65세~75세 이상) 대상 접종은 10월 11일부터 고연령 순으로 시작됐다. 백신 접종 가능 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백신은 ‘4가 백신’이다. A형 독감 2가지와 B형 독감 2가지 등 4가지 독감에 대응 가능한 백신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6월 질병청은 2024~2025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지원 사업에 필요한 백신의 조달계약이 체결 완료됐다고 밝혔다. 조달청 공고를 통해 최저 가격(동일 가격 시 많은 물량)을 제시한 순으로 선정했다. 이번 절기에는 사노피, 일양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 등 6개 업체가 선정됐고, 해당 백신은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병원이 유료로 맞으라고 권유한 백신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된 의료기관 직원의 말대로, 유료 백신의 효능이 정부에서 제공하는 백신보다 좋다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엔 6종 4가 백신 외에도,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접종 받을 수 있는 ‘고면역원성 백신’이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번 절기에는 고령자를 위한 고면역원성 백신 2종이 국내에 도입돼 접종 받을 수 있다. 해당 백신은 예방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노인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표준 4가 독감 백신(국가예방접종자에겐 무료)은 건강한 성인에서는 60~90%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이지만, 정작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30~40% 수준의 예방효과를 나타낸다. 지난 2023-24절기 기준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82.2%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독감으로 인한 입원환자의 70%, 사망환자의 90% 역시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반면 현재 국내 사용 가능한 고면역원성 백신인 면역증강 백신과 고용량 백신 모두, 고령자에게 표준용량 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우월한 예방효과를 보였다. 관련 백신으론 CSL시퀴러스와 사노피서 개발한 두가지 제품이 있다. 단, 둘 다 무료 대상 백신이 아니라서 추가 금액을 내야 접종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고면역원성 백신에 대한 무료 접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진 않는다. 해당 백신의 효능이 우수함에도,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병원의 설명이 부족해 많은 국민들은 그 존재조차 모르는 형국이다. 한 접종 대상 어르신은 “병원에서 4가니 고면역이니 잘 알지도 못하는 단어들만 남발하며 유료 백신을 맞으라 하는데, 경계심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한 개인병원 의료인은 “무료 접종이라고 알고 오신 어르신들께 다짜고짜 유료 접종을 권유한다면 판촉행위처럼 보일 수 있다”며 “고면역원성 백신에 대한 정부의 범국민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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