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떠난 후 선장이 불러주는 대로 기재...세월호 안전점검도 맡아
[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12일 선박 안전상태 등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채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로 해운조합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자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9일 인천지부 운항관리자 A씨가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된 데에 이어 11일 인천지부 전 운항관리실장이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검찰에 따르면 해운조합 인천지부 소속인 이들 운항관리자는 출항 전 선장이 작성해야 할 안전점검 보고서를 공란으로 제출받은 다음 배가 떠난 뒤 선장이 부르는 대로 대신 기재해 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허위 기재 및 서명은 사실상 거의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수 백번 되풀이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운항관리자 2명은 과거 세월호와 오하마나호 등 청해진해운이 보유한 선박에 대한 안전점검도 맡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해운조합은 정부로부터 선박 안전감독 권한을 위임받아 운항관리자를 채용해 선박 안전점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쉽게 얘기하면 시험감독이 커닝행위를 눈감아 준 것”이라며 “인천뿐만이 아니라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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