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제 세균 곰팡이균 검출
천연화장품이 말로만 ‘천연’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무방부제라고 광고하는 천연화장품 10종 중 7종에서 방부제가 검출됐다. 또한 일부 제품은 세균 및 진균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돼 화장품에 대한 방부제 시험방법, 미생물 허용한도 제정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소비자보호원(이하 소보원)은 지난 1일 인터넷 쇼핑몰에서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다고 광고한 천연화장품 10종을 구입해 방부제 함유여부와 미생물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천연화장품의 경우 10종 가운데 7종에서 메칠파라벤, 소르빈산, 페녹시에탄올 등 방부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방부제 함유 사실이 들통 난 이들 화장품들은 그 동안 ‘천연재료의 무방부제 천연화장품‘, ’인공파라벤이나 합성화학원료 사용안한‘, ’100% 천연원료‘ 등의 허위 광고로 소비자를 우롱해 왔다. 방부제 넣고도 천연이라고 속여
소보원의 조사결과 방부제가 검출된 7종 중 4종에서는 특히 화장품 1개당 함유된 방부제 총량이 630∼9천660ppm이나 달해 의도적으로 방부제를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나머지 3종에서는 40∼150ppm의 방부제가 검출, 이들 제품에서 검출된 방부제는 화장품 원료에 포함돼 있거나 천연물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다량의 방부제가 검출된 이들 화장품들은 현행 화장품법에 의해 방부제(살균·보존제)를 제품에 사용했을 경우 성분명을 "한글로 읽기 쉽도록 기재"하여야 하며, 제조년월일과 사용상 주의사항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 방부제 함유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균과 곰팡이균이 발견된 화장품도 있어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조사대상 천연화장품 10종 중 1종인 C화장품의 N화장수에서는 대한화장품공업협회의 기준치(10³CFU/g)를 초과한 일반세균과 곰팡이등 호기성 생균마저 검출됐다. 또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립스틱, 마스카라, 크림, 로션, 베이비크림, 아이쉐도우 등 60종의 일반화장품 가운데 로션 1종과 베이비크림 1종 등 2종에서는 기준치를 넘은 일반세균이 발견됐다.화장품은 대부분 장기간 지속적으로 피부에 바르기 때문에 세균이나 곰팡이에 오염된 제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기나 환자의 경우 염증까지 생길 수 있다.현행법규 방부제 함량 기준 없어
소보원은 화장품 내 방부제는 피부알레르기와 자극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중 하나인데도 현행 법규에서는 방부제에 대한 배합한도만 정해져 있을 뿐 실제 배합한도 여부와 시험방법이나 실제 방부제 함량에 대한 기준이 없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방부제는 피부 알레르기 등의 반응을 불러오는 주요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규에는 배합한도만 정해져 있을 뿐 사후 검사나 실제 방부제 함량에 대한 기준이 미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화장품을 사용한 후에는 뚜껑을 꼭 닫고 직사광선을 피해 습기가 없는 건조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되 사용할 때는 깨끗한 손이나 주걱을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보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화장품에 대한 미생물 허용기준과 시험방법, 방부제 함량 기준과 시험방법을 마련하고 법규 위반제품에 대해서는 회수를 하거나 판매금지조치를 내리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건의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