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생, 세월호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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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생, 세월호 시국선언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4.06.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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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세월호 참사와 관련 철저한 진상 조사, 대책마련과 공권력 남용중단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대학생과 대학교수들의 ‘세월호 참사’ 시국선언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대 재학생‧졸업생들도 시국선언문을 10일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가톨릭대 재학생‧졸업생 일동’ 86명은 “세월호 참사는 명백한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라며 “제2의 세월호를 막기 위해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우리사회의 문제를 성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동시에 끔찍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세워야하며, 근본적으로 이윤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국선언 발표 이전인 4월 말부터 학내 서명운동, 1인시위, 대자보 붙이기, ‘가만히 있으라’추모 침묵행진, 촛불집회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를 제대로 추모하기 위한 행동들을 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5월 18일 2명의 학생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가톨릭대 재학생‧졸업생 일동’은 “우리 사회는 부조리 앞에 가만히 있지 않았던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했고 발전해왔다”고 선언했다.

학생들은 시국선언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모든 요구의 전면 수용 △유가족 사찰, 평화적 집회·시위 강경진압 등 초법적인 공권력 남용을 중단과 공권력 남용의 책임자 처벌 △박근혜 정부의 신자유주의 규제완화 정책 폐기를 요구했다.

또한 “위 요구사항을 이행할 수 없는, 혹은 이행할 생각이 없는 정부라면 이 사회와 역사에서 퇴진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가톨릭대를 비롯한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성공회대 등의 대학생들도 시국선언을 했다.

다음은 시국선언 전문.

“가만히 있으라”는 세상의 명령에 대해 가톨릭대 학생들이 선언한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6월 10일 민주항쟁기념일에 부쳐 -

세월호 참사 이후 50여일이 흘렀다. 292명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고, 12명은 여전히 실종상태이다. 온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내 자식이 죽어 시민들을 슬프게 해 죄송하다’ 말했다. 그리고는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한다. 유가족의 바람대로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움직임은 안산에서 서울, 합동분향소에서 거리에서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무너져가는 한국사회의 단면이다.

세월호 참사는 명백한 인재(人災)이자 관재(官災)이다. 현장경험이 없는 관료중심의 담당기관들은 골든타임에 구조보다 대통령 의전을 더 신경쓰고 있었고, 가장 기본적인 탑승자 수도 오락가락하며 무능력의 극치를 보였다. 언론은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보도들을 쏟아냈고, 정부기관은 구조에 쓰이지도 않은 장비와 함정을 운운하며 가족들을 희망 고문했다. 그리고 돌연 정부는 총리사퇴라는 책임 떠넘기기와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얼마 전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애초에 ‘구조명령’이 아닌 ‘구난명령’이 내려졌었다.

이 가운데 무책임한 정부의 모습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대통령은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세월호 참사를 꼽았고, 경찰은 진상규명을 요청하는 유가족들을 미행하고 채증했다. 사고 한 달여만의 대통령의 사과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그마저도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230여명의 시민을 연행한 직후에 한 언행불일치의 사과였다. 우리는 이로써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 국민을 기만하는 정부, 이게 과연 나라인가?

세월호는 잊혀지고 있다. 세월호를 절대 잊지 않겠다던 정치권도, 앞 다투어 세월호 관련 소식을 쏟아내던 언론도 점차 보도 수를 줄여가고 있다. 사회는 여전히 ‘가만히 있으라’ 한다.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권,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사회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 선언한 평화로운 추모행진을 불법집회라 규정하고, 또다시 공포정치를 통해 행동하는 시민들을 막아서고 있다.

슬픔을 넘어 분노로, 분노를 넘어 행동으로.

이제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부조리 앞에 가만히 있지 않았던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했고 발전해왔다. 돌아오는 6월 10일은 우리 민중이 군부독재에 맞서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한 역사적 기념일이다. 군부정권의 폭압에 맞서,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로 인해 우리는 비로소 민주화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 민중들 스스로 역사를 만든 소중한 기억이자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2014년 세월호 참사는 이제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역사가 되어야 한다. 세월호는 대한민국의 부정부실 문제를 총제적으로 안고 있는 사건이다. 따라서 제2의 세월호를 막기위해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우리사회의 문제를 성찰해야한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동시에 끔찍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세워야하며, 근본적으로 이윤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산 자의 몫을 다하기 위해 우리 가톨릭대학교 학생들은 박근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1.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위한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의 모든 요구를 전면 수용하라. 성역없이 조사하고 그 책임을 물어라.1. 유가족 사찰, 평화적 집회·시위 강경진압 등 초법적인 공권력 남용을 중단하고, 공권력 남용의 책임자를 처벌하라.1.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일 수는 없다. 박근혜 정부는 신자유주의 규제완화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

위 요구사항을 이행할 수 없는, 혹은 이행할 생각이 없는 정부라면 이 사회와 역사에서 퇴진하라.

2014년 6월 9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가톨릭대학교 재학생·졸업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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