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생들 “앞으로도 가만있지 않겠다”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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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생들 “앞으로도 가만있지 않겠다” 선포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4.06.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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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행동 위해 학생 214인의 연서명 받아

▲ 가만히 있지 않을 성공회대학교 학생 일동’이 학내에 차려진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성공회대 제공
[매일일보] 지난 10일 서울 청운동에서의 시민들의 대규모 연행사태와 관련해 성공회대 학생들이 “가만히 있으라”는 세상에 명령에 대해 “앞으로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성공회대 학생들은 12일 학내 새천년관 앞 느티 광장에서 “지난 5일 시국선언 발표에 이어 우리는 여전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또다시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곽호준 총학생회장을 비롯, 5․18 연행 학생, 6․10 참가 학생 발언이 이어졌다.
 
지난 10일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 100여명은 세월호 추모집회 후 청와대로 진입하려던 중 경찰에 70여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됐고, 그 중 성공회대 학생 8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우리는 어제 청와대 앞에서 “이윤보다 인간”이 아닌 “인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적나라한 모습을 봤다“며 ”인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이 활개 칠 수 있었던 것은 규제완화로 대표되는 정부의 적극적인 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어 “그러한 책임을 물으러 행정부 최고 수장에게 갔던 시민들은 진압됐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인간보다 이윤”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일곱 명의 학우들과 70여 명의 시민들이 연행된 지금, 다시 한 번 외치려 한다”며 “5․18의 정신으로, 6월의 정신으로 추모하고, 기억하고, 분노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월호 참사를 빚어 낸 것은 탐욕스러운 자본이며, 그 자본의 고삐를 계속 풀어주고 있는 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다”고 질책했다.
 
한편 성공회대 학생들은 4월 말부터 학내 서명운동, 1인시위, 대자보 붙이기, “가만히 있으라” 추모 침묵시위, 촛불집회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를 제대로 추모하기 위한 행동들을 해왔다.
 
또한 6.10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이에 동의하는 성공회대 학생들 214인의 연서명을 받았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가만히 있으라”는 세상의 명령에 대해
성공회대 학생들이 또 다시 선언한다.
 
“앞으로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6월 10일 민주항쟁기념일을 지나 -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성공회대학교 학생들 350여명의 시국선언이 발표된 것이 지난 5일이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또다시 목소리를 내려 한다.
 
지난 6월 10일 가만히 있으라 마지막 행진은 청와대로 향했다. 세월호 참사를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이윤보다 우선인 역사의 시작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300명의 슬픈 죽음 앞에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하기 위함이었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잊지 않겠다고 말하기 위함이었다. 이윤보다 생명, 이윤보다 인간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기 위함이었다.
 
6월항쟁의 정신은 ‘잊지 않음’이다. 5․18을 잊지 않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6월을 만들어냈다. 34년전의 5․18을 ‘잊지 않은’ 시민들이 지난 5․18에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목소리를 내다 연행되었다. 1980년의 5․18을, 1987년의 6월을, 2014년의 5․18을 ‘잊지 않은’ 사람들은 6․10을 그저 흘러간 역사로, 기념일로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6월의 정신을 잇기 위해 거리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은 경찰 앞에 가로막혔다. 청와대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시민들에게 방패를 든 경찰병력으로 답했다. 평화로운 행진을 불법집회라 말하며 해산하라는 경고방송을 했고, 진압작전을 펼쳤다. 무리한 진압 과정에서 화단에 머리를 부딪힌 대학생이 의식을 잃고 구급차로 후송되고, 이러한 진압과정들을 보다 못해 방송차 위에 올라간 사람을 경찰이 밀어 바닥으로 추락한 사고도 일어났다. 차에서 떨어진 사람은 찰과상과 코피가 나고, 각혈을 하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 경찰은 쓰러진 사람을 화풀이하듯 군홧발로 밟았다. 6월 10일 밤의 삼청동은 야만의 공간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윤보다 생명, 이윤보다 인간”을 외치던 시민들은 모두 연행되었다. 총 70명이 넘었고, 이 중에 성공회대 학우 8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는 어제 청와대 앞에서 “이윤보다 인간”이 아닌 “인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았다. 인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이 활개 칠 수 있었던 것은 규제완화로 대표되는 정부의 적극적인 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책임을 물으러 행정부 최고 수장에게 갔던 시민들은 진압되었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인간보다 이윤”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 준 것이다.
 
우리는 지난 6월 5일에 발표된 시국선언을 통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곱 명의 학우들과 70여 명의 시민들이 연행된 지금, 다시 한 번 외치려 한다. 우리는 5․18의 정신으로, 6월의 정신으로 추모하고, 기억하고, 분노하고, 행동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빚어 낸 것은 탐욕스러운 자본임을, 그 자본의 고삐를 계속 풀어주고 있는 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임을.
 
연행된 우리의 학우들이 남긴 마지막 말로 마무리하려 한다.
 
“이윤보다 생명이다” “이윤보다 인간이다!”
“세월호를 기억하라!” “5․18을 기억하라!” “6월을 기억하라!”
  
2014년 6월 12일
가만히 있지 않을 성공회대학교 학부 및 대학원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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