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한, 체제유지 위해 시장경제 통제… 최대 사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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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북한, 체제유지 위해 시장경제 통제… 최대 사형까지”
  • 윤희은 기자
  • 승인 2009.12.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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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윤희은 기자]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해 시장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주민들에게 억압적인 형벌을 적용하는 등 강압적인 통제를 가한다는 주장이 8일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교수와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KDI 북한경제연구포럼'에서 발표한 '북한의 억압과 처벌: 수용소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2004년과 2007년 개정된 북한 형법에 나타난 경제범죄의 의미를 분석하고 탈북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북한에서는 기본적인 상업 활동이 금지돼 있으며 이를 단속하는 관리들에게는 상당한 재량권이 주어지고 있어, 북한의 현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북한이 2004년 형법 제110조항과 제111조항에서 '불법적으로 개인이 상행위를 하여 대량의 이득을 얻는 경우' 최고 2년의 노동 단련형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119조항은 '불법적으로 돈 또는 물건을 주고 개인의 일을 시킨 자는 2년 이상 5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을 규정해 개인적 경제활동에 대한 금전과 물건의 수수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07년 '부칙'에서도 다수의 경제범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일정기간의 형기와 사형도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유재산 절도, 마약거래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극형이 처해지며 식당, 모텔 혹은 상점과 같은 사업의 불법적 운영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매춘 조직을 운영했을 경우 사형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2008년 설문조사에서 감금된 경험이 있는 응답자 102명 가운데 13명만이 재판을 받은 것으로 대답했다며 정상적인 법적 절차가 무시되고 있음을 제기하고 "북한에서는 형벌을 피하기 위해 당국자들에게 뇌물을 제공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약탈적 부패가 촉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포, 선고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유치, 체포, 감금 등에는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므로 주민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관리들에게 공공연하게 뇌물을 바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형벌 경험이 많고 형벌이 고통스러울수록 이를 피하기 위해 더 큰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에 주민들에 대한 북한당국자들의 강탈은 더욱 쉬워졌다는 논리다.

한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집결소에서 일정기간 감금됐던 사람들은 처형(75%), 급식 박탈(100%), 고문과 구타로 인한 사망(50%) 등을 목격했다고 응답했으며 노동훈련소 경험자들도 처형(60%), 급식 박탈(90%), 고문과 구타로 인한 사망 (20%) 등을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이 이러한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저항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보고서는 북한이 집단행위에 대한 장벽이 높고, 정치적 반대행위가 전혀 허용될 수 없는 극도의 개체화된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1991년부터 '북한경제연구협의회'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북한경제연구포럼'을 설립해 북한경제 연구를 위한 국내외 학자간의 학술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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