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가의 숙질간 경영권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림통상의 최대주주인 이재우 대림통상 회장과 2대 주주인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이 대림통상 경영권을 둘러싸고 숙부와 조카간 지분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제 2의 두산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건축자재 공급업체인 대림통상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대림가 숙질의 난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재우 대림통상 회장과 그의 조카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일가의 삼촌과 조카간 지분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친족 싸움에 소액주주 피해
현재 대림통상은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삼촌인 이재우 회장이 최대주주(47.4%, 특수 관계인 포함)로 경영을 맡고 있는 상황. 이 회장의 친동생인 이부용 대림산업 전 부회장은 대림통상의 2대주주(31.1%)로 있다.
이부용 전 부회장 일가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대림통상 주식 18만9천550주(1.1%)를 장내에서 매수해 지분율을 30.0%에서 31.1%로 높이며 경영권 행사의 뜻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최대주주인 이재우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거부하면서 숙질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
이들의 지분 싸움으로 인해 현재 대림통상은 소액주주 지분율이 10% 이하로 떨어져, 소액주주 지분 하락으로 인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말았다. 친족간 경영권 분쟁에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본 셈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대림통상의 친족간 지분 경쟁 격화에 대림통상이 상장 폐지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재기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흐르자 대림통상은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주주 등을 대상으로 보통주 350만주(증자대금 83억8천350만원)의 유상증자 청약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대림통상의 유상 증자 방침으로 인해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일가가 지분경쟁에서 불리해질 것을 우려, 지난 10월에 대림통상을 상대로 '신주발행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서울지방법원은 이부용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해 이유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린 상태다.
이준용 대림 회장, 동생 측면 지원
이처럼 대림통상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친동생인 이부용 전 부회장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부터 자사에 건축 기자재를 공급하던 대림통상으로부터 물품을 대폭 축소시켰다. 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림통상의 물량을 줄여 삼촌인 이재우 회장의 경영권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통상이 대림산업측에 납품하던 물품을 크게 줄인 것은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자신의 친동생인 이부용씨의 경영권 싸움을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지난 2003년 숙질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부터 대림산업은 실제로 대림통상과의 납품 관계를 축소 시켰고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올해부터는 소규모의 거래만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림통상은 주방용품 헤어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리빙스타를 제외하고는 건설과 관련을 맺고 있는 정림산업, 대림요업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대림산업과 장기간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영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대림통상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부용 전 부회장의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이 기각돼 현재 대림통산은 신주가 발행된 상태이다"면서 "이 전 부회장이 항소한 상황이지만 그가 신주발행을 계속 문제 삼는 것은 본인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번 신주 발행으로 경영권 분쟁이 잠잠해진 상태이다"면서 "앞으로 이 전 부회장의 신주 매수 향배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결과를 알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측면 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영업상의 일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일축했다.
조카 삼촌간 경영권 분쟁 가열
<대림 "신주 발행, 경영권분쟁 잠잠">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