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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의 신용불량자 대책에도 불구하고 고액 및 다중 신불자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등 신불자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2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신불자 372만명 가운데 연체금액 1천만원 미만의 비중은 47.4%(176만4천명)로 전년 말의 50.9%에 비해 낮아진 반면 1천만원 이상은 52.6%(195만6천명)로 1년 전의 49.0%보다 높아졌다. 전체적인 신불자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연체금액 1천만원 미만 소액 신불자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1천만원 이상이 연체된 고액 신불자의 비중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연체금액별 신불자 비중을 보면 500만원 미만의 경우 지난 2000년 말 43.9%에 달했지만 2001년 말 43.4%, 2002년 말 34.4%, 작년 말 32.1%(119만3천명) 등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연체금액이 500만∼1천만원 미만인 신불자 비중은 지난 2000년 말 14.3%에서 2001년 말 14.8%, 2002년 말 16.5%로 계속 높아지다가 작년 말 15.3%(57만1천명)로 떨어져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1천만∼2천만원 미만은 지난 2000년 말 14.2%, 2001년 말 14.7%, 2002년 말 16.8%, 작년 말 17.2%(64만명)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천만원 이상은 지난 2000년 말 27.5%에서 2001년 말에 27.1%로 소폭 감소하는 듯 했지만 2002년 말에 32.2%로 대폭 증가한 이후 작년 말에는 35.4%(131만6천명)에 달해 전체 신불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신불자 규모는 지난 2000년 말 208만4천명에서 2001년 말 245만명, 2002년 말 263만6천명, 작년 말 372만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또 연체된 금융기관이 2개 이상인 다중 신불자의 비중도 지난 2000년 말 40.7%에서 2001년 말 45.3%, 2002년 말 57.2%, 작년 말 63.1%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경기 부진과 카드사들의 현금 서비스 한도 축소, 은행의 가계대출 억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이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신불자 지원 대책에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발표된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체 신불자의 수가 줄어들기는 커녕 고액.다중 신불자의 비중만 높아졌다"며 "연이은 대책이 `기다리면 된다'는 신불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연결돼 신불자 구조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작년 8월 연체금액 1천만원 미만 소액 신불자의 신용회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불자 대책을 발표했고 한국자산관리공사가 10월 채무자들의 대규모 채무 조정 방안 공개한데 이어 LG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들도 11월에 다중 채무자에 대한 공동 추심 등 신불자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