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소송법, 24년 만에 전면 개편…대법원 개정위원회 의결
양육비 지급 시한 30일 넘기면 감치·절차보조인 제도 도입
[매일일보 허영주 기자] 부모의 학대나 폭력에 시달리는데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미성년 자녀가 앞으로는 법원에 직접 부모의 친권을 박탈해 달라고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8일 대법원에 따르면 가사소송법 개정위원회는 지난 6일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가사소송법 전부 개정 법률안’을 의결했다. 1991년 1월 제정된 가사소송법의 전면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개정안은 총 161개 조문으로 구성돼 현행 법률의 조문 87개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늘어났는데, 기존 조항을 대폭 손질한 개정안은 가족간 분쟁에서 통상 ‘약자’ 입장인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개정안에 따르면 원래 법정대리인을 통해 소송 제기가 가능했던 미성년 자녀에게 가족관계 가사소송 등을 낼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부모의 학대로 고통을 받지만 성년이 되지 않아 소송을 낼 수 없던 자녀는 법원에 직접 친권상실이나 친권정지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입양된 미성년 자녀의 경우에는 파양 청구가 가능하다.‘절차 보조인’ 제도의 도입도 추진된다. 소송을 도와줄 어른을 찾지 못한 미성년 자녀에게 법원이 법률·상담 전문가인 절차 보조인을 연결해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제도다. 이혼 소송 등 모든 가사 소송에서 법원은 의무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진술을 듣는다는 원칙도 개정안에 명시했다.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혼 부모에 대한 처벌도 한층 강화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법원에서 정한 양육비 지급 시한을 30일 이상 어기면 감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현행법은 통상 3개월 간 양육비를 내지 않는 경우라야 감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또 이혼 소송 중에 법원이 양육비 지급을 명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기존 과태료 처분 외에 직접지급 및 담보제공 명령,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개정안은 이혼 부모가 면접교섭권에 의해 아이를 만나는 문제를 두고 다툴 경우 법원이 개입해 갈등을 풀 수 있도록 면접교섭보조인을 두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이혼소송 중 자녀를 데리고 있는 부모 쪽 편의를 고려해 관할 법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소송 당사자의 사생활 보호의무를 규정하는 조문을 신설하고, 사생활 침해가 우려될 경우 비공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정했다. 사건의 조기 해결을 위한 상임조정위원 제도를 도입하고, ‘가사조정센터’의 설치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양육비 지급 시한 30일 넘기면 감치·절차보조인 제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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