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 조세특례제한법상 취득세 등 면제요건 충족
[매일일보 이춘만 기자] 인천지역 향토기업인 OCI(옛 동양제철화학)와 자회사 DCRE가 5천억원대의 소송에서 국세청과 인천시를 상대로 모두 승소해 세금 부담을 덜게 됐다.
인천지법 행정2부(임태혁 부장판사)는 13일 OCI자회사인 DCRE가 인천시 남구·연수구청장과 전임 인천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012년 남구청장과 연수구청장이 부과한 취득세와 등록세 등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며 "소송 비용은 모두 피고 측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OCI 인천공장의 화학제품제조 사업부문과 도시개발사업부문은 분리해 사업할 수 있는 독립된 부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OCI가 DCRE 분리 이후에도 계속해서 다른 지역에서 화학제품 사업을 하고 있어 사실상 자회사 분리가 아니라는 피고 측 주장은 "같은 사업부분 전체를 분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재판부는 또 사업분리 과정에서 자산과 부채가 모두 승계돼 분할로 얻은 재산의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하도록 한 구 조세특례제한법에 규정된 요건에 충족한다고 덧붙였다. OCI는 2008년 5월 기존의 화학제품제조사업 부문에서 도시개발사업 부문을 떼어내 DCRE를 설립했다. OCI는 당시 DCRE와 인천공장을 주고받는 형태로 기업을 분할하면서 법인세법에 따른 적격분할로 신고해 취득세 등 지방세 524억원을 감면받았다.그러나 시는 재조사를 벌여 OCI가 세금 감면의 전제조건인 '자산·부채 100% 승계 원칙'을 어기고 일부 부채를 승계하지 않았다며 가산금 1천188억원을 추가해 취득세와 등록세 등 1천700억원 추징에 나섰다.
DCRE는 추징이 부당하다며 2012년 4월 조세심판원에 부과처분 취소 심판을 청구했고, 조세심판원이 청구를 기각하면서 시는 2013년 6월 DCRE 소유 부동산을 압류했다. 그러나 DCRE가 이에 또 반발해 2013년 9월 인천지법에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함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6일 OCI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남대문세무서장과 인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OCI는 부과된 법인세 2천948억원과 부가가치세 71억7천만원이 취소됨에 따라 3천억원의 세금납부를 면하게 됐다. 인천시는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DCRE가 납부한 지방세 263억원과 이자까지 돌려줘야 하고 SK인천석유화학의 기업분할과 관련된 2천700억원대 소송을 앞두고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시는 지난 2011년 SK이노베이션이 4개 기업으로 부할하는 과정에서 SK인천석유화학과 SK에너지에 넘겨준 자산에 대해 취득세를 감면했지만 당시 분할 요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취득세 감면 대상이 아니라며 지난해 12월 SK그룹에 대한 세무 조사에 착수했다.
시는 세무조사결과 2천710억원 규모의 지방세를 추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SK인천석유화학과 SK에너지에 과세 예고를 통보했지만 과세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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