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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노스페이스’ 등을 전개하는 영원무역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직 후보에서 돌연 철회됐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이날 정 전 포스코 회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공시했다.당초 영원무역은 오는 20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정 전 회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영원무역 관계자는 “(사퇴)배경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고, 자진철회하기로 된 것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검찰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정 전 포스코 회장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철회 결정을 내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정 전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의 전현직 경영진 20여명을 출국금지했다. 정 전 회장은 포스코 재임시절 부실기업들을 인수해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당초 정 전 포스코회장이 영원무역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된 배경을 두고도 뒷말은 무성했다.정 전 회장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과 서울사대부고 동창인 동시에 서울대 66학번 동기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 전 회장의 검찰 조사가 아니더라도 경영진을 감시·감독해야할 자리에 성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 전 회장을 선임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평가가 많았다.게다가 정 전 회장은 1975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해 30여년 간 철강업계에만 종사한 철강맨으로 섬유·의류 업체의 사외이사로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한편, 영원무역은 정 전 회장 대신 이태연 씨를 사외이사 후보에 올리기로 했다. 감사 후보에는 이 씨와 선준영 외교통상부 전 차관이 올랐다. 영원무역은 후보자 교체 등에 따라 주주총회를 30일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