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땅” 말로만 10년…日, 만만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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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땅” 말로만 10년…日, 만만한 한국?
  • 김경탁·이창원 기자
  • 승인 2015.04.06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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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분위기에 찬물 끼얹는 ‘독도 도발’
‘조용한 독도 외교’ 이미 실패…대일 관계 근본 재검토 필요
[매일일보] 제국주의 일본의 한반도 병탄음모 첫 대상이었던 독도를 놓고 일본의 도발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일본 정부가 역사교과서 검정결과에서 독도 영유권 주장은 좀 더 심화하면서 식민지 침략 내용은 미화·축소하는 등 역사왜곡을 더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올해 한일 양국은 최근 몇 년간의 서먹했던 양국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한국 정부와 국민을 깔보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그동안의 미온적 대응을 넘어선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일본중학교 교과서 표지가 복사된 종이가 찢겨져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도살리기 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은 일본의 독도 왜곡 교과서 검정발표를 규탄하며 일본 역사교과서 표지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6일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중학교 교과서에 대한 검정 결과를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1월 일본 정부는 이미 교과서 제작 지침인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기하도록 개정한 바 있다.이를 토대로 이번 검정에 통과한 다수의 역사 교과서는 독도 관련기술이 추가되었고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도발적 표현이 포함됐다. 또한 식민지배와 정책, 침략의 가해책임 등에 대한 미화가 상당부분 포함됐다.

아무 임팩트 없는 ‘강한 유감’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교와서 검증 결과 발표를 독도에 대한 도발로 간주하고 외교부 대변인 이름의 성명 발표와 함께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관의 고위외교관을 불러 강력한 유감 의사를 표명했고, 또 정부 차원에서 일본 정부에 엄중한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또한 앞으로 교육부와 연계하여 독도관련 학습자료를 확대하는 등 독도문제에 대한 범부처 차원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일본 정부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중학교 교과서 검정을 승인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에서 초치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왼쪽)가 조태용 제1차관과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은 그동안 위안부, 독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과거사를 왜곡한 발언을 상습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우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항상 사후에 ‘한일관계를 고려했을 때 일본이 그럴 줄 몰랐다’는 식의 밋밋한 입장표명과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주한일본대사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는 대응으로 일관했다.특히 이번과 같은 교과서를 통한 영토 영유권, 왜곡된 역사 등의 문제는 최근 10년간 굵직한 사안만 14건이 넘을 정도로 일본의 단골메뉴였다. 그 때마다 우리는 이른바 ‘조용한 외교’의 기조를 유지했다.일본의 도발에 일일이 대응했을 때 오히려 독도가 ‘영토분쟁지역’으로 국제사회에 인식될 수 있다는 명분이었지만 이러한 외교 전략이 실패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최근 실수라고 입장을 밝히며 하루 만에 수정되긴 했지만 미 CIA 홈페이지에 독도가 한국지도에서 누락되는 일이 벌어진 바 있고, 동해 명칭에 대해서는 미국정부가 통일되게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로비를 통해 점차적으로 세계 지도 속에 독도를 자신들의 땅으로 표기하도록 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반면 우리는 민간 차원에서만 광고와 서명운동·메일·기부 등을 통해 수정을 요구하는 적극적인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우리 정부가 독도문제를 수면위로 드러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한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둔갑시키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 관련 긴급 학술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와 이명박·노무현의 차이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위안부 문제를 정상회담 개최의 선결조건으로 거론하면서 ‘대화하지 않는 외교’를 대일 정책 기조로 삼았었지만 최근에는 대일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차원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그래서인지 해양수산부는 2008년부터 독도 영유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추진하던 독도 내 시설 설치 계획을 지난해 11월 전면 백지화했다.‘일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외교부의 의견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만 최종 재가를 내린 것은 박근혜 대통령일 것이다.
▲ 2015 한미 연합상륙훈련에 참가한 미 해병대 소속 수송 헬리콥터 MV-22 오스프리(Osprey)가 지난달 26일 독도함 비행갑판에 착함 훈련을 하고 있다. 2007년 건조된 신형 강습 상륙함 1호의 이름이 '독도함'으로 명명되었을 때도 일본의 항의가 있었다. 사진=해군 제공
전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독도 정책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취임 첫해인 2008년 후쿠다 당시 총리에게 독도 교과서 기술 강행 의사에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는 애매한 발언을 한 사실이 미국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난 바 있고, 퇴임 직전인 2013년 1월에는  국회가 독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파문이 일어난 일도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2012년에 사상 첫 현직 대통령으로 독도를 방문한 일은 우리 정부의 독도 정책 역사에 기념비적인 일로 평가된다.전전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2006년 4월 “만약 일본 탐사선이 독도에 접근하게 되면 바로 공격하여 당파시키라”고 지시한 일본을 무릎꿇린 바 있고, 독도 영유권 문제가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와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을 국내외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발언해 일본을 침묵시키기도 했다.일본이 그동안 한국과의 관계에서 보여줬던 일관적 기조는 강한 대응에 주춤하고 약해보이면 도발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은 역대 우리 정부의 대응에 따라 나타났던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통해 잘 드러난다. 일본의 최근 역사도발 행태를 보면서 현 정부가 대일 외교전략을 기초부터 다시 짜야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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