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영장, 비자금 '장부' 밝혀지나
[매일일보 민경미 기자]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주말인 26일에도 물증을 찾기 위해 주력했다.수사팀은 25일 증거인멸 혐의로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인 이용기(43) 경남기업 홍보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지난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금품 로비와 관련한 조사를 받다 긴급체포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부장에 대해 26일 오후 2시에 박진영 영장당직판사 심리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다. 이씨는 검찰이 기업 본사 등을 처음 압수수색한 지난달 18일 전후로 박준호(49·구속) 전 경남기업 상무와 함께 비자금 조성 및 사용처 내역 등이 담긴 주요 자료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이씨와 박 전 상무는 압수수색이 들어오기 전 회사 자금과 관련한 주요 서류를 숨겼으며, 압수수색 이후인 지난달 25일에도 차량을 동원해 범죄 혐의의 중요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가려내 치웠다.지난 10여년간 성 전 회장을 보좌한 핵심 참모로 알려진 이씨는 성 전 회장의 일정을 관리하며 정치권 주요 행사에 대부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금품 로비 의혹 수사도 한층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검찰은 비자금 사용 내역이 담긴 장부 등 금품 로비 의혹을 뒷받침할 물증을 찾는 게 이번 수사의 관건이라고 보고 증거인멸의 주범으로 지목된 박 전 상무와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빼돌린 자료의 종류와 성격 등을 일부 진술하면서 로비 장부의 존재는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 여모씨와 또 다른 수행비서 금모씨 등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가담 여부와 성 전 회장의 생전 행적을 살펴보고 있다. 여씨와 금씨는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부여·청양지역에 출마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캠프를 찾아 3천만원을 전달할 때 동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으로 살펴볼 때 다음 주부터 성 전 회장으로부터 각각 3000만원과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측 관계자들이 검찰에 불려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 진척 속도가 너무 더딘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나름의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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