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이끄는 재계수장들-이건희 편
기업에서 인재를 키우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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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이끄는 재계수장들-이건희 편
기업에서 인재를 키우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 김경식 기자
  • 승인 2006.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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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별동대 ‘미래전략그룹 7인’
[매일일보=김경식 기자]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아내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자”는 ‘신경영’을 선언한 이건희 회장은 그 후 10여년 만에 삼성을 세계 최정상의 회사로 우뚝 세워놓았고, 2003년 이후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이라는 경영이념을 3년 연속 채택하면서 세계 최고의 초일류기업을 구현하기 위해 일로매진하고 있다.

▲ 총매출액 135조 5천억 원 ▲ 국내·외국인 직원수 21만 2천 명 (한국인 13만 5천 명, 외국인 7만 7천 명) ▲ 2004년 수출액 527억 달러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20.7%) ▲ 2004년 시가총액 90조 8천억 원 (우리나라 총 시가총액의 22.4%) ▲ 브랜드가치 150억 달러 (세계 20위 - 2005년) <이상 2004년 자료, 자료제공 :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삼성의 위상과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삼성이 망하면 한국 경제가 흔들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삼성 경쟁력의 비결은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과 전문경영인의 역량, 구조조정본부의 전략적 뒷받침이라는 ‘삼위일체론’으로 설명된다.

보는 이에 따라 강조점은 다를 수 있지만, 최고경영자를 빼놓고 삼성의 성과를 설명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건희, 세계의 인재를 구하다(출판 / 북플리오)’라는 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삼성의 경영철학을 깊이 있게 분석해온 홍하상 작가가 글로벌기업 도약에 성공하고, 3년 연속 초일류기업 구현을 경영이념으로 주창하는 이건희 회장의 핵심 경영전략을 소개한 것으로, 특히 삼성과 이건희 회장의 경영이념 핵심인 인재경영과 디자인혁명을 통해 삼성 성장의 원동력을 분석했다.

“나는 아직도 인재 찾기에 배가 고프다”

삼성그룹 회장으로서 제1차 신경영을 이끌어낼 때의 이념은 질(質) 위주의 경영이었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아 신경영 2기를 맞은 삼성은 평소 이건희 회장의 지론대로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빌 게이츠 같은 이른바 ‘천재 키우기’를 화두로 삼았다.

천재의 영입을 위해 삼성은 하버드대학, 와튼스쿨 등 미국 내 8개 대학과 영국의 런던 비즈니스스쿨, 스위스의 인시아드 등 세계 10대 MBA과정 출신 해외 인력의 면모를 파악하고 있다가 선발, 삼성의 비밀병기라 불리는 미래전략그룹에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해외기업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토대로 그룹의 미래 전략과 사업 방향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해외의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과학기술이 강하고 인재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일류대학에 갓 입학한 천재급 인력을 조기에 발굴해 학비와 생활비는 물론 해외 유학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親 삼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삼성은 미래전략그릅에 소속된 외국인 직원들에 대해 특급 인재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있다.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략 10만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다. 세계 10대 MBA 졸업자가 미국 또는 유럽의 현지 기업에 들어갈 때 받는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실적에 따라 성과급도 연봉의 20% 범위 내에서 지급한다. 급여 외 복지 혜택도 상당하다. 아파트 제공은 기본에 속한다.
기혼자에게는 40평형대, 미혼자에게는 30평형대 아파트가 주어진다. 용이한 출퇴근을 위해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한남동이나 이태원 일대 아파트나 빌라가 주로 제공된다.

삼성은 이들 외국인 컨설턴트들의 개인 문제를 돌봐줄 전담직원도 배치할 만큼 세심한 배려를 기울인다. 비자 문제에서부터 자녀 학교 문제, 병원 문제 등 까다로운 일들은 이들 전담 직원이 모두 처리해 준다.

박사는 삼성에 다 있다?

쓸 만한 인재는 삼성이 싹쓸이 해가는 바람에 허탕만 쳤다는 말이 다른 기업에서 나올 정도로 삼성에는 인재들로 가득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삼성전자의 박사 직원이 지난 2004년 동안만 무려 600명 늘어 전체 사내 박사수가 2천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박사 학위 소지자는 모두 2천4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박사학위 소지자가 가장 많은 서울대의 1천600명보다 800명이 더 많은 것으로, 삼성전자 전체 인원이 6만명이라면 직원 25명당 1명꼴로 박사학위 소지자인 셈이다.

그룹 전체로 볼 때 박사 인력은 2003년 말 삼성전자가 3분의 2정도를 차지하고, 삼성SDI 200명, 삼성전기 190명, 삼성SDS 130명, 삼성중공업 60명, 삼성경제연구소 55명, 삼성물산 50명, 삼성테크원 35명 등으로 분포되어 있다.

전공별로 이공계가 94%이며, 전기전자 750명, 재료금속 400명, 기계 300명, 컴퓨터 150명, 화공 150명이다. 인문계는 6%에 불과하다.
해외대학 학위자만도 950명에 달해 그룹 내 박사급 인력들의 국제화 수순을 평가해볼 수 있다.

2004년 기준 58개국에 330개 법인 및 사무소를 운영하고, 전체 19만명의 직원 가운데 해외인력이 37%인 7만명에 달하고 있어 국제화 된 고급 인력의 비중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기업에서 인재를 양성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삼성은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것만 아니라 인재 양성을 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입사원부터 고위경영자 양성, 임원 양성 프로그램 등이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사내 직원을 해외 10대 MBA 과정에 연수시켜 내부인력의 글로벌화도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에 1년 동안 파견해 전문가로 키우는 지역전문가 제도도 확대하고 있다.

천재급 인재의 영입뿐 아니라 박사는 모두 삼성에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삼성은 전체 직원 중 석박사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기존의 인재를 영입하는 것뿐 아니라 이건희삼성장학재단을 통해 해외로 유학 가는 미래 핵심인력 100명을 뽑아 학비와 생활비, 연구개발비 등을 지원한다.

0.6초에 고객을 잡아라

삼성은 디자인을 차세대 핵심전략으로 선언, ‘월드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을 위한 4대 디자인 전략을 발표했다.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한 데 이어 2005년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2차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기까지 최대의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이 디자인이다.삼성은 디자인 분야에서도 천재급 인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첨단기술 분야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최고의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있다.1996년 650명 수준이던 디자인 인력을 1,000명 이상으로 확충하였으며, 해외 유명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의뢰를 하는 것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우수인재를 조기 확보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해마다 우수 디자이너를 선발해 ‘삼성인 상’을 주는 등 전문 인력 양성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외국인 싱크탱크>

데이비드 스틸(미국)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 총괄 상무인 데이비드 스틸은 1997년 삼성의 ‘미래전략그룹’ 초창기 멤버로 삼성에 입사했다.
그리고 3년 후 삼성전자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2002년 1월 외국인 임원 1호가 된 그는 미래전략그룹이 배출한 최고의 인적자산이다.
영국 출신인 그는 영국 옥스퍼드 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MIT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시카코 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경영 컨설팅사 맥킨지,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일본 통상성 등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데이비드 스틸이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팀의 업무는 연매출 130억 달러에 달하는 삼성의 IT부문과 가전 분야의 중요한 소매상과 협력업체들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그가 외국인임에도 임원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세간에서는 파격적인 일로 보고 있다.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 임원 1호이며삼성 입사 후 4년 동안 삼성 계열사의 14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최우수 외국인 직원’으로 평가 받는 등 우수한 근무 실적을 보여왔다.
외국인이면서도 삼성에 대한 애사심이 강해 전형적인 삼성맨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다비드 앙리(프랑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프로젝트를 수행한 다비드 앙리는 1997년 프랑스 애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하기 전에 미국의 다국적 기업 시스코시스템 통신부문에서 3년간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유럽 최고의 인사이드 MBA 출신 이기도 하다. 다비드 앙리는 200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디지털미디어·통신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방카슈랑스 도입을 앞두고 해외 선진국의 사례를 분석해 삼성그룹 금융부문의 대책 제시를 맡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 이학 분야 최고 엘리트 육성 기관인 에콜 폴리테크니크가 기술선도 기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졸업생에게 수여하는 ‘피에르 포르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로만 세페다(미국)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로만 세페다는 미국 MIT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와튼스쿨에서 MBA를 마쳤다. 삼성에 입사하기 전부터 세페다는 동아시아에 관심이 많았다.
세페다는 한 때 일본에 대해 공부하면서 도쿄와 히로시마에서 자동차 기술자로, 포드와 마쓰다에서는 4년 동안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했다.
로마 세페라다는 그 동안 ‘중국 경쟁업체 벤치마킹 방안’, '미국 시장에서의 신규사업‘, ’시장 중심적인 마케팅 방안‘ 등 3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2005년 2월부터는 삼성전자의 디지털 미디어 비즈니스 마케팅팀에서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북아메리카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디지털 미디어 마케팅부서의 대미 전략 수립을 책임지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즉, 삼성전자가 디지털 전자산업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넬슨 앨런(미국)

삼성의 외국인 주재원 1호인 넬슨 앨런.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출신으로 튤란대학에서 영문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했다. 이후 영국 런던 비즈니스 스쿨MBA 과정을 밟았다.
그는 뉴욕과 런던에서 경영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미래전략그룹 멤버로 참여한 이후 앨런은 무역과 소매 그룹의 벤처사업과 인터넷 전략을 포함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1999년에는 삼성전자 중국 본사에 8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중국법인의 인터넷 상거래 전략을 컨설팅했다.
2003년에는 다양한 해외마케팅 지원을 위해 수원ㄴ에 있는 삼성전자 디지털 미디어 총괄 산하 컨버전스 마케팅팀 업무를 도왔다. 미래전략그룹 선임연구원으로서 앨런은 경영과 채용 전반을 포함하는 중요한 업무를 맡아왔다.
2004년 초, 앨런은 외국인으로서 최초로 해외 주재원이 됐다. 런던 외곽에 위치한 삼성전자 영국법인의 유럽 본사 주재원으로 선임 된 것이다.

하오 인(중국)

중국 베이징 출신의 하오 인은 중국의 명문 칭와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 MBA를 거쳐 2003년 삼성 미래전략그룹으로 입사했다.
그는 IT분야와 소프트웨어 분야 산업의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해 왔다. 그는 한 때 미국의 알타비스타에서 제품메니저로 일했다. 이후 EDS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와 시스템 컨설턴트, 그러다가 HBS를 거쳐 미래전략그룹으로 스카우트됐다.
미래전략그룹 멤버로 활동한 2년 동안 그는 삼성카드에서 중국을 포함한 서아시아, 동아시아 시장 진입의 전략수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한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중국 투자와 대중국정부전략’, ‘중국 비즈니스 전략’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삼성SDS에서 새로운 사업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그는 최근 삼성SDS 중국 테스크포스팀을 이끌고 있다.

왕퉁(중국)

왕퉁은 첫 중국인 임원으로 삼성전자 중국통신연구소장을 맡았다. 그는 중국 베이징 유텐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 신식사업부 산하 북경설계원에서 34세에 부원장을 지낼 정도로 우수한 인재였다.
중국의 특색과 문화 연구, 우수인재 발굴과 함께 삼성본사 위탁업무를 수행했다. 2000년에 스카우트된 그는 상무보로 승진됐다. 연구소를 운영하고 본사에서 위탁한 과제 달성을 위해 일한다. 연구소의 대내외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국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일을 맡고 있다. 중국의 특색 있는 과제를 발굴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에밀리 밀러(미국)

삼성전자 인사부에서 근무하는 에밀리 밀러. 그녀는 미국 버클리 출신이다. 세콤, 신라호텔, 삼성전자 프로젝트 수행 등 삼성 내 계열사들을 두루 거쳤다.
밀러는 2001년 9월 미래전략그룹에 합류했다. 그리고 최근에 서울에 있는 심성전자 인적자원팀 차장으로 옮겨왔다.
미래전략그룹에서 그녀는 ‘세콤 CRM 전략 수립과 개발’, ‘신라호텔 CRM 전략 수립과 개발’의 업무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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