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직원 “회사 책임 직원에게 떠넘겨 배상요구” 부당
[매일일보=권민경 기자]일각 ‘롯데, 직원 자살까지 몰고 간 회사’ 비난
음료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칠성이 최근 수년 동안 일해 온 영업직원들과의 소송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월 12일 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칠성 소속 ‘프리셀러’ 영업사원 30여명이 잇따라 회사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냈다.
직원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회사측의 모순적인 유통정책과 과다한 영업목표 책정으로 인해 영업 사원들이 물품을 정해진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덤핑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측은 직원들이 그 차액을 횡령했다며 직원들에게 배상하라고 협박하고 있는데 이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고 2억원에 이르는 채무를 회사에 지고 있다.
영업 직원들은 대형할인점에 들어가는 물품단가와 프리셀러 영업 직원을 통해 도ㆍ소매상에 공급하는 단가가 차이가 크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회사측은 대형할인점에는 30~35%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영업 직원들에게는 10% 의 할인율만 인정해주고 있다” 고 문제를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업직들은 할당된 목표를 채우려면 하는 수 없이 정해진 할인율보다 싼 가격으로 도, 소매상에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롯데 칠성 본사에서는 영업지침을 통해 20%가 넘는 할인율을 적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영업직원들이 물량을 다 판매하는 것이 어려웠고 급기야 지점장의 지시로 30%에 가까운 할인가로 물건을 덤핑시장에 처분한 직원들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회사 장부에는 10% 할인가가 적용된 정상판매로 기록되지만 실제로는 상당량이 덤핑가로 넘겨진 것이라는 데 있다.
회사측은 물건을 팔 때마다 생겼던 장부상 손실, 즉 영업사원 할인율 10%와 지점장 지시에 따른 덤핑시장 할인 30%의 차액을 영업직원들에게 갚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직원들은 “회사에서 지침이 내려온 상황이니 책임을 져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한테 떠넘기려 하는 것이다” 며 “횡령이라고 해서 직원들보고 돈을 물어내라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참다못한 직원들은 법적 대응을 하게 된 것이고, 또 일각의 보도에 따르면 이를 견디다 못한 영업 직원 한명이 자살을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들 영업직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검찰고소로 맞대응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런 관행을 묵인한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롯데칠성 홍보실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할인율과 관련한 지침을 내려 보낸 적이 없다” 면서 “직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실제 대형할인점에 적용되는 할인율과 영업직원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의 할인율이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고 설명했다.
또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회사측에서는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한 영업직원의 자살사건이 마치 회사 측의 무리한 영업정책으로 인한 것이라는 보도는 너무 일방적이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며 “자살 사건은 회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고 일축했다.
그러나 고소를 당한 직원들은 업계의 관행인데다 회사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인데 모든 책임을 자신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음료업계에서는 이번 롯데칠성 분쟁을 둘러싸고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인한 고질적 유통구조 문제가 불거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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