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명박정부 시절, 두 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의 정치자금법 사건 재판이 대법원에 상고된지 1년9개월만에 재개된다.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한 의원의 정치자금법 사건을 최근 대법관 13명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넘겨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한 의원은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불법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기소됐다. 재판과정에 한만호 대표가 검찰 수사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면서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2013년 9월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급심 판단이 달라진 것은 돈을 건넸다는 한만호 전 대표의 검찰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만 한씨는 2011년 6월 15개월의 수감을 끝내고 출소한 이후에도 검찰에서의 진술이 압박에 의한 허위진술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 사건이 세간의 의심을 사는 이유 중에는 이 사건 기소가 이뤄지기 전 한 의원에 대한 유사한 사건 재판이 진행중이었다는 점이 있다.‘한만호 사건’과 마찬가지로 검찰 수사과정에 허위진술 압박 주장이 재판과정에 제기됐던 곽영욱 전 대한통운 전 대표이사로부터 5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건 말이다.‘곽영욱 사건’은 한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던 시기에 검찰 수사가 시작돼 ‘한만호 사건’ 기소 3개월 전이자 지방선거 직전인 2010년 4월 9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고,  2013년 3월 3년 2개월에 걸친 긴 재판 끝에 무죄를 확정 받았다.하지만 1심 무죄였던 ‘한만호 사건’은 ‘곽영욱 사건’ 무죄 확정 이후 6개월 뒤인 그해 9월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혔고, 즉각 상고된 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에서 심리해왔지만 이후 2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재판 자체가 진행되지 않아 의문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정치권을 의식해 선고를 미룬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재야 법조인은 “뇌물이나 정치자금법 사건은 대부분 사실인정 때문에 유무죄가 갈리지 법리적으로 다툴 사안은 많지 않다”며 “이런 사건을 전원합의체에서 선고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한편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사건을 심리하고, 소부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판례변경이 필요한 사안을 대법관 회의를 통해 전원합의체에 넘기는데, 이 사건의 경우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판결 선고는 다시 소부로 넘겨서 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