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경험, 이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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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경험, 이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대세다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6.04.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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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소비자와 브랜드의 교감 유도' 중요
[매일일보= 김호준 기자] “헤이 초콜릿, 다르게 생기면 외로운 거야.”“어…빨개지네, 그렇게 수줍어 하면 나랑 어떻게사귀려 그래.”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 휴대전화 CF의 광고 내용이다.

모델들은 광고대상인 그 핸드폰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이는 브랜드가 갖는 감성 스토리를 모델들의 삼각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것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국내외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는 분석이 나왔다.

▲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사례를 보여주는 핸드폰 광고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가공, 포장하여 광고, 판촉 등에 활용하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상품 개발 과정 등 브랜드와 관련된 실제 스토리를 여과 없이 보여줄 수도 있고 아니면 신화, 소설, 게임 등에 나오는 스토리를 원용하여 가공하거나 패러디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예컨대 생수 업체인 에비앙은 세계 최초로물을 상품화하기 위해 고유의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하여 활용한 사례로 유명하다.

LG경제 연구원 박정현 선임연구원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의 기능적 특성을 설명하는 내용 중심 광고나 판촉 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면서 "상품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상품에 담긴 의미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의 교감을 유도하는 감성 마케팅 활동" 이라고 설명했다.

즉 딱딱하고 상업적인 광고 메시지 보다는 소비자의 입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화제거리를 제공하는 것인데, 예컨대 명품 구두 페라가모는 헐리우드 여배우들이 신는 멋스럽고 편안한 신발이라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따르면 페라가모는 마릴린 먼로가 지하철 통풍구에서 하얀 치맛자락을 날리던 영화‘7년만의 외출’과 관련된 이야기를 광고 메시지에 활용하고 있다.

평소 페라가모마니아였던 먼로가 영화 속에서도 자신의 각선미를 살리기 위해 페라가모 구두를 이탈리아에서 급히 공수했는데, 페라가모는 이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광고 메시지에 담고 있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 설명하며 "사람들이 드라마 이야기, 연예가 소식, 정치인 이야기, 항간에 떠도는 소문 등 흥미로운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처럼 상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평범한 목걸이보다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착용했던 이야기가 있는 목걸이를 더 좋아한다" 고 분석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성공 포인트

이어 박 연구원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위한 성공 포인트로 몇 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재미와 경험'이 생명이라는 것.

박 연구원은 "격식에 얽매였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덜 심각하고 더 즐거운 상황이 대접을 받는다" 며 "지속되는 내수 불안과 정치 사회적 불안 등이 사람들로 하여금 탈일상적인 재미를 찾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역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 고 말했다.

또 '멀티 채널의 활용도'를 높이라고 박 연구원은 지적했다.

즉 기업은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보다 다양한 채널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런 사례로 하나로 박 연구원은 '애드 무비'를 주목할 만 하다고 꼽았다.

애드무비는 TV, 인터넷과 영화를 접목한 광고 영화로 멀티미디어 니즈가 강한 최근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이런 애드 무비는 브랜드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에 효과적이다.

예컨대 BMW는 뉴3시리즈 브랜드 광고로 각각 10여 분 길이의 단편 영화 3개를 만들어 인터넷과 TV에 동시 개봉하여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박 연구원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토리 문화를 창출하는 것" 이라며 "기업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스토리가 품고 있는 철학을 강조함으로써 소비 이상의 것, 즉 문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모든 브랜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문화를 형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즉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생활양식들은 일시적인 열풍에 지나지 않는 유행을 넘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어서 살아남은 것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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