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자율협약(채권은행 공동관리) 중인 SPP조선의 내년 1월 입찰을 앞두고 부산에 본사를 둔 비엔(BN)그룹이 물밑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경남 사천에 본사를 둔 SPP조선의 매각은 불황에 빠진 조선업계의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업계는 물론 국내 경제계의 새해 첫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지역경제계에 따르면 SPP조선 채권단은 내년 1분기 내 매각을 목표로 1월14일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중순 삼일회계법인과 삼성증권을 SPP조선의 매각 주관사로 선정, 입찰 준비를 마친 상태다.
SPP조선의 감정평가액은 5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사천, 통영, 고성 등지에 조선사가 나눠져 있는 SPP조선을 통째로 또는 분할 매각할지 등 매각방법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안에 가려져 있다.이런 가운데 세계적 조선기자재 업체를 계열사로 둔 비엔(BN)그룹이 SPP조선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복수의 지역 경제인들에 따르면 비엔그룹은 M&A 전문가들을 동원, SPP조선 매입을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이 창업한 비엔그룹은 선박의 천장 및 벽체 판넬, 선실 및 욕실 유닛 등 4 종류의 조선기자재 부문에서 세계 점유율 1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전문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이다.
이런 점에서 비엔그룹이 SPP조선 매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조선업계와 지역경제계에서는 SPP조선을 위해서도 일단 긍정적 신호라는 평가다.문제는 비엔그룹의 자금력이다.최근 조선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비엔그룹 또한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은데다 지난 2011년 1670억원에 인수한 대선주조의 매출 부진으로 그룹 전체의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이런 사정때문인지 비엔그룹은 SPP조선을 통째로 매입하는 것보다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지역 조선업계 사정에 밝은 한 경제계 인사는 “이번 SPP조선 입찰에서 입찰가격만으로 결정한다면 ‘먹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 특정 업체가 이미 내정돼 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로 이번 입찰이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조선소의 경우 장부상 실적을 보면 인수가격이 명확하게 나오게 돼 있다”면서 “조선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은 뒤 ‘먹튀’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비엔그룹 측에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비엔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 10월 (SPP조선 인수설이) 처음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지만 이는 추측일 뿐"이라고 잘라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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