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든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 시나리오’ 전모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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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든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 시나리오’ 전모추적
  • 김명은 기자
  • 승인 2006.05.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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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사랑 ‘이제는 대권 위해 주인님? 지원 적극공세로 애정표현’
<'DJ 따라하기?'-선친묘 이장 이어 정계복귀?>
<여당, '차떼기 운운''원로 정치인답게 신중히 처신하라'>

<창사랑, "잠시 정계를 물러난 것, 정계은퇴 있을 수 없다">
<한나라당 내 의원들 반응 "한국 정치사로 볼 때 불행한 일">

[매일일보=김명은 기자]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반응이 뜨겁다.

이 전 총재가 최근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하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자 여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내 의원들 간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전 총재의 움직임이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 때와 흡사한 면이 많아 정치권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대선패배 원인과 '차떼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전 총재의 행보가 자칫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 당권 경쟁과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 상황에서 이 전 총재가 틈새를 노려 정계복귀를 이룰지 “한나라당의 당원으로서 후보들이 선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인자격으로 격려하는 것”일지 앞으로 그의 행보가 정치권을 긴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8일 이 전 총재는 고향인 충남 예산을 방문했다.
선영 성묘 명목의 방문이었으나 성묘 후엔 예산과 홍성의 한나라당 후보 사무실을 찾았다.

이어 이완구 충남지사 후보 의 거리유세 현장도 찾았다.
연이어 대전과 천안 등 방문 일정이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정계복귀설이 다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 측근은 “대전 방문은 2002년 대선 당시 자신의 비서관 출신인 정용기(鄭容基) 대덕 구청장 후보를 격려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른 후보들 방문에 대해서는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후보들의 방문 요청도 간곡해 함께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재의 이번 방문은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후보들의 선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개인자격으로 하는 것”이라며 “정치재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 전 총재의 충정지역 방문이 있은 다음날 열린우리당 이규의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전 총재가 지방선거 선거운동 공식 첫날 예산을 전격 방문해 또다시 정치행보를 재개 하려는 것인지 의혹스러운 행보를 하고 나섰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정계를 은퇴한 이 전 총리까지 불러들여 지방선거를 싹쓸이 하겠다는 행위를 보인데 대해 개탄한다”며 “정치를 재개하려면 이런 형태로 하지 말고 원로 정치인답게 신중한 처신을 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비판했다.

그 후 이 전 총재가 서울을 비롯해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방문 요청이 들어온 광역단체장 후보자들도 방문해 격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한인 것이 알려져 더욱 논란을 일으켰다.

한나라당 후보 지원을 위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총재의 선거지원활동은 과거 측근이나 당 소속 인사들 행사의 1회성 방문과 다른 차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현재의 움직임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복귀 때와 흡사해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도 대선 패배 후 지방선거 지원 명목으로 정계복귀을 이뤄 97년 대선에서 당선되는 과정을 거쳤다.

같은 선상에서 몇 해 전 이 전 총재 선친묘 이장을 놓고도 구구한 해석들이 나왔었다.

이와 관련해 더 주목할 만한 것은 얼마전 이 전 총재의 지지단체인 ‘창사랑’ 조춘호 대표가 한 라디오에 출현해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씨는 이날 “이 전 총재는 대선 패배 후 잠시 정계를 물러난 것이지 정계은퇴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유세지원을 두고 “일상적인 정치무대 재진입 절차 일뿐 아직 본격적인 정치 재개 신호탄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향후 대선 정국에서 이 전 총재의 ‘결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고건 전 총리에 맞설 한나라당의 ‘대항마’로서 이 전 총재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측과 이명박 시장 측이 어떤 상황이 되면 분명히 양분될 것”이라며 “열세의 입장에 있는 후보는 이 전 총재와 손잡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 내 지지 세력들을 이용해 충분히 대권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한나라당이 이 전 총재에 대해 추대 형식이 아닌 당내경선을 요구할 경우 '창사랑'이 나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조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얼마전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 관련 노사모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여당이 곤혹스러워 한 것과 같이 이 전 총재 뿐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심지어 이 전 총재의 정치재개는 “역사의 퇴행”이라는 말이 서슴치 않게 나오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내 한 소장파 의원은 "마치 '창사랑'이 당내 경선을 주도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며 "정치인 지지모임이면 모임답게 행동해야지 공당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은 한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연초 이 전 총재가 집을 개방한 시점이 사실상 정계복귀 시점인 것 같다”며 “최근 행보를 봤을 경우 본인 역시 정계복귀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수요모임 등 소장파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등 과거 이 전 총재의 측근들에 대해서도 “이 전 총재와 함께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총재의 충청지역 방문이 있은 후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선대위원장단 회의 내용을 밝히는 자리에서 “최근 이회창 전 총재의 행보가 심상찮다. 어느새 이 전 총재가 정치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셔터를 누를 때는 몰랐는데 인화하고 보니 사진 가운데 환히 웃고 있는 이 전 총재가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대권후보 중 한사람인가, 아니면 평당원인가? 명백히 입장을 밝히고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정치 원로로서 사회나 정치변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지금 같은 행보는 상식에 맞지 않다는 조언을 드린다”며 이 전 총재의 일련의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치권의 이와 같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 전 총재 본인은 아직 함구하고 있다.

이 전 총재가 김 전 대통령의 전처를 밟고 대통령이 되려고 할 것인지 아니면 한낱 정치 해프닝으로 끝날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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