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 “홍록수의 치마폭에 싸여 세상을 못 보시나?”
[매일일보=김명은 기자]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력비리 은폐 의혹을 제기한 ‘병풍’의 주인공 김대업씨의 친동생이 대통령 직속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위원에 채용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월간 조선 6월호 기사에 보도된 사안, 기사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사실은 지난 5월 초 월간조선 취재팀으로 전달된 한 통의 팩스제보로 인해 밝혀졌다.
월간조선의 취재 결과, 동생 김모씨는 군의문사진상규명의 「조사 전문위원」추가 모집(3차)에 응시, 필답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시험을 통해 지난 4월말 최종 합격통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김씨의 조사 전문위원 응시자격 충족 여부다.
김씨는 학군장교 출신으로 기무사 등 군의문사위와 관련된 경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군의문사위가 대외적으로 밝힌 응시자격에는 ‘대졸자로 군의문사 진상규명과 관련된 분야에서 3년 이상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의혹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군의문사위는 별도조항으로, 군의문사 규명과 관련된 실무경력에 상당하는 「자격」또는 「능력」이 있을 경우 위원회의 재량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 놓았다.
김씨의 경우 이에 해당된다고 판단돼 채용된 경우였다.
그리고 예산범위 내에서 정원 이외의 전문 인력을 뽑을 수 있는 관련 규정에 따라 김씨를 채용했다는 것이 군의문사위측의 설명이다.
또한 군의문사위는 김씨를 한차례 낙방시킨 뒤 열흘 남짓 지나 추가 모집으로 뽑았다.
제보에는 “주도면밀한 내부 작전들이 펼쳐졌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군의문사위 관계자는 “면접심사위원회는 면접자 중 일정 점수 안에 든 자만을 선발했고 선발인원이 정원에 미달한 경우 다시 새로운 채용절차를 통해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보은적 성격이 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김대업 병풍 사건은 절대적 기여를 했다”며 “김대업씨 친동생과 함께 이번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의 경력과 채점 담당관들을 즉각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에게 “김대업 동생 선발 자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대통령은 지금 왕의 남자들 세상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는가. 대통령은 국정홍보처 즉 홍록수의 치마폭에 싸여 세상을 못 보시는 것 아닌갚라며 이번 일도 노무현 정부가 이성적 판단을 못하고 있는 증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김대업씨는 지난해 5월 한나라당에 “사과받기를 원하니 사과받으라”며 당 사무처에 사과상자를 배달한 바 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에는 김문수 의원이 “병풍공작으로 탄생한 노무현 정권은 완전무효”라고 주장하자 김 의원에게 “군 면제자인 신(神)의 아들 보시오”라며 인터넷 매체에 편지형식의 기고문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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