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10일간 수출액 22%↓…내수도 '불안'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경제가 연초부터 중국 증시 폭락과 북한 핵실험 등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다.저유가 영향으로 수출 감소세가 지난해 이어 지속되고 있고, 수출 부진을 메워가며 경기를 지탱해온 소비도 주춤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의 수출 여건은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관세청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0일 수출액은 85억24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5%나 급감했다.연초이고 1월의 3분의 1만 지난 시점이라 월간 수출 추세를 예단하기는 섣부른 감이 있다. 그러나 첫 10일간의 감소폭이 커서 수출의 마이너스 행진이 새해 첫 달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전체로도 수출 실적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트라(KOTRA)의 1분기 수출선행지수는 지난해 4분기보다 1.4포인트 오른 50.0이다. 지수가 기준치 50을 넘으면 지난 분기보다 수출 경기가 좋아짐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지수가 기준치라는 것은 1분기에도 지난해 4분기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는 저유가도 이어지고 있다.국제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 속에 30달러선이 붕괴하면서 12년 만에 최저치 수준인 20달러 대에 진입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 3.50% 내린 배럴당 29.80달러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94% 밀린 29.66달러에 거래됐다.한국 수출의 60% 정도가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을 상대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저유가는 수출전선의 복병일 수밖에 없다.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을 1.3%로 올려놓는 데 큰 역할을 한 소비는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비는 전월보다 1.1% 감소했다.새해 들어서도 중국 증시 급락, 북한의 4차 핵실험, 12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국제유가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소비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12월엔 백화점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고 대형마트 매출액도 2.1% 줄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한 카드회사의 이달 1∼13일 카드 승인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늘었지만 증가 폭은 둔화됐다. 2014∼2015년 같은 기간 승인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었다.이런 가운데 겨울 추위가 이달 중순 들어 맹위를 떨치면서 대형마트·백화점들은 겨울 용품을 중심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올해 소비 여건이 전반적으로 호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온라인 채널 등으로의 쇼핑 환경 변화로 소비자 발길이 갈수록 줄고 있는 전통시장에선 새해에도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미약한 소비증가 흐름이 경기를 띄우기 위해 정부가 작년부터 추진한 정책효과가 떨어지면 이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초의 소비 활력이 지난해보다 강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의 정책 효과가 발생하는 부문에선 회복세가 보이지만 내수 전반으로는 확산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 소비경기가 뚜렷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유통업체들의 2분기 실적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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