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유례없는 표 쏠림 현상-열린우리당 공중분해될 것인가? 빅뱅의 한 가운데로
[매일일보=김명은 기자]5·31지방선거가 한마디로 한나라당의 ‘압승’,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났다. 당초 각종 여론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유리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결과는 그 이상으로 드러났다. 민심이 철저히 등을 돌린 결과다.
투표 직후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일제히 발표한 5.31 지방선거의 출구조사 및 당선 예측조사 결과는 한나라당이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최소 11곳에서 당선이 확실시돼 압승이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 2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선거 초반에는 후보간 격차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 대전과 제주는 선거 중반 박근혜 대표 피습의 영향과 이후 박 대표를 비롯한 중앙당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오차범위내의 초박빙 양상을 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예측이 빗나가지 않았다.
개표결과 한나라당이 광역단체장에서 대전을 포함해 12곳에서 승리를 거뒀고 민주당이 광주와 전남에서 2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에서만 승리했다. 나머지 한 곳 제주에서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무소속의 김태환 후보가 승리했다.
그밖의 기초단체장 등에서도 한나라당의 압도적 승리였다.
결과를 놓고 민주당은 호남지역에서 다시 세를 모았다는 측면에서 한층 고무된 상태다. 반면 민주노동당과 국민중심당은 생각보다 저조한 결과에 실망하는 눈치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한 정당이 가장 많은 광역단체장을 확보한 것은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의 11곳이었다.
또한 여당으로서 가장 적은 광역단체장을 차지한 전역은 과거 신한국당의 5석이다.
이번 선거는 이러한 기록을 깬 선거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가 나타난 원인으로 야당 지지층의 결집과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선거결과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사퇴의사를 밝힐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선거 다음날인 오늘 열린우리당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할 것인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아직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이번 선거에서는 한발 짝 물러난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당내 입지는 더욱 공공해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 후폭풍 속에서 당을 구한 박 대표가 당을 이끄는 동안 이뤄진 선거에서 한번도 진 적이 없다는 기록을 보이며 정치리더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번 테러에서 보여준 의연한 자세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7월에 이뤄지는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내 대권 경쟁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이 났으므로 정계개편이 향후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 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거 전에 여당 내에서 그와 관련해 갈등 양상을 빚었고 선거결과가 이미 여당을 이대로 둘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권주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계개편의 중심에 대권주자들이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고건 전 총리가 본격적으로 정치적 움직임을 보일 시점이 도래함과 동시 그를 중심으로 민주당, 김근태 의원, 그리고 열린우리당 내 정동영계 등의 연결 고리가 앞으로 어떻게 엮길 것인지 주목된다.
이미 선거결과를 본 고 전 총리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의 완승이라기보다 여당의 완패”라며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해줬다”고 밝힌 것에서 대권주자들의 향배가 결정될 날이 눈앞에 다가 왔음을 감지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기쁨 속에서도 압승에 대한 역풍을 우려해 애써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장 17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정기 국회 등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당의 진로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게 됨으로써 갈등의 양상을 드러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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