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시은 기자] 인터넷 서점 yes24가 LG텔레콤의 불공정 제휴서비스 체결에 단단히 뿔이 났다. yes24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도서할인이라는 LG텔레콤(LGT)의 제휴를 받아들였지만, 이용자가 늘수록 정작 이득을 보는 것은 대기업인 LGT였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yes24는 서비스 중단을 외쳤고 LGT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LGT는 오히려 서비스 중단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갑작스런 서비스 중단으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다, 그에 따른 보상을 해줘야 된다는 것이다. 이에 <매일일보>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연상케 하는 yes24와 LGT의 법적공방 내막을 들어봤다.  

yes24가 제휴관계에 있던 LGT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LGT와 제휴를 맺었던 ‘오즈 도서팩’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yes24의 손실이 늘어났는데도,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yes24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제휴서비스로 인한 손실보상금 중 절반에 달하는 4억5000만원을 보상하라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한 상태”라며 “내일(4월30일) 중에 불공정거래로 공정위에 제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T, yes24 요구 조건 들어주는 대신, 4억원이란 손실 선택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제휴, 대체로 대기업에 유리한 수익구조

yes24, LGT에 소송 건 이유

yes24와 LGT의 공방이 시초가 된 제휴서비스는 ‘오즈 도서팩’. LGT의 해당 가입자가 4000원짜리 쿠폰을 구입하면 yes24 온라인 사이트에서 1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주는 서비스다. 지난 2009년 7월 LGT의 제안으로 제휴를 맺은 yes24는 가입자 한 사람당 6000원이라는 액수가 부담이 되긴 했지만, LGT라는 대기업으로 인한 홍보효과와 신규 회원을 유치한다는 데에 메리트를 갖고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물론 계약 당시 yes24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른 손실을 우려했다고 한다. 그래서 LGT에게 이러한 의견을 표명했는데, LGT는 쿠폰 사용률이 30% 내외일 것이라며 미사용되는 쿠폰으로 인해 손실을 보전할 수 있으니 손해를 보진 않을 거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yes24의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yes24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1만원 중 6000원은 yes24가 부담하고 나머지 4000원을 오즈가입자들의 휴대전화 이용료에서 빠져나가는 방식이었다”며 “LGT 가입자 한 사람당 매달 6000원씩을 부담해야했던 우리로써는 손실액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이에 yes24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약해지를 통보한 지난 2월24일까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LGT에게 계속해서 협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2억원 상당의 손실 보전을 약속하겠다는 기존의 합의를 뒤엎고 금전적 손실 보상은 할 수 없다고 하자, yes24는 지난 3월8일 서비스 중단을 외치고 지난 4월15일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yes24 관계자는 “서비스를 지속할 경우 10억원 이상의 손실이 누적될 것으로 추정돼 서비스를 중단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LGT가 논의되었던 손실보전을 다른 제휴사와의 형평성의 문제와 표준 계약서를 수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불공정 계약?

사실 yes24가 서비스 중단과 소송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내린 데에는 당초 계약자체가 불평등한 계약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제휴서비스의 특성상 둘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대기업에게 유리한 수익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이를테면 LGT는 yes24말고도 커피와 영화, 편의점 등을 제휴사로 내세우고 있는데, 커피의 경우 3잔을 제공하다고 하더라도 한 잔당 제조원가가 적어 이익이 발생하기 쉽지만, 도서의 경우 사용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제휴사의 부담만 커지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LGT와 제휴서비스를 맺고 있는 한 중소업계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이러한 부분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는데, 끝내 그는 “LGT와 제휴가 끝난 상태라면 모를까, 제휴중인 상태에서 금전적 손실에 대한 입장표명은 곤란하다”고 답변을 피했다.  때문에 이러한 수익구조를 보안할 계약을 당초부터 체결했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제휴사의 갑작스런 제휴 중단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계약은 계약단계부터 더욱 신중을 가해 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 실제로 LGT는 yes24와의 제휴를 중단함으로써 이례적인 규모의 가입고객 보상을 감수해야했다. LGT는 ‘오즈 도서팩’ 가입자에게 2개월에 걸쳐 매월 1만원씩 총2만원의 요금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더욱이 LGT ‘오즈 도서팩’ 이용자가 약2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번 보상으로 총 4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LGT는 제휴사인 yes24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는 대신, 4억원이라는 손실을 선택한 셈이다. 이에 <매일일보>이 ‘yes24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고객의 피해도 막고, 손실 면에서도 더 나았겠다’고 묻자, LGT 관계자는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지 yes24와 협의를 보려고 노력했다”며 “일방적인 계약해지였고 오히려 yes24가 서비스를 중단함으로써 손해를 봤다”고 주장해 당분간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