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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백중현 기자]1952년 4월 초대 민선 지방의회가 출범하면서 시작된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걸음마 단계이던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인해 폐지됐다. 그 후 30년이 지난 1991년 4월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거로 선출하면서 지방자치 부활과 함께 본격적인 지방정부 시대가 열렸다.지방의회는 7대, 지방자치단체장은 민선 6기에 이른다. 지방자치 20여 성년의 나이만큼이나 세월은 흘러 지역 곳곳이 ‘상전벽해’를 이루며 변화된 모습이다. 지방자치 초기에는 하천살리기나 도로 개설, 공원 녹지 사업 등 인프라 구축에 예산이 집중 투입됐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주민의 삶에 질 향상을 위한 복지분야에 전체 예산의 50%가 넘는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요즘은 교육관련 사업이나 연예인이 출연하는 대중적 문화 축제 등 각종 행사에 예산이 쏠리고 있다. 서울 25개 구청의 경우 앞 다퉈 1등 교육특구를 추구하며 교육 관련 사업에 해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씩 예산을 쏟다 붓고 있다. 서초구청은 지난 11일 “초‧중‧고에 2018년까지 3년간 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 했다. 이처럼 교육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며 포괄적 교육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아직은 완전 지방자치라고는 볼 수 없는 현실에서 지방정부 대다수가 자급자족이 안 돼 중앙정부나 시·도에 의존해야하고 조정 교부금 등을 받아 살림을 꾸려야 하는 실정이다. 중앙정부에 예속돼 지방분권이란 대명제를 안고 있는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그동안 지방정부는 언론매체 홍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방의회나 지방정부 마다 홍보 부서를 두고 언론 전담팀을 꾸려 대 주민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 25개 구청에서 쏟아지는 보도자료는 하루 평균 60∼70여건 정도다.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각 구청이 제공한 보도자료 내용을 분석한 결과 1개 구청에서 하루 2건부터 많게는 5건 정도 내놓았다. 자료 내용이 구청 업무계획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나 도서관 및 학교 지원 교육관련 사업, 최근 광폭행보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력사업인 사회적경제, 마을 공동체 등 각종 매칭 인센티브 사업 등에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주민생활과 밀접한 청소, 쓰레기 문제, 주민 서비스 관련 등에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주민 숙원사업이나 개발분야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지난달 13일 20대 총선을 앞두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년층과 서민층, 대중적 표를 의식할 수준의 자료를 내놔 아군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예컨대, 지방정부 조장행정이 집행업무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공익을 위한 성실한 감독자인 상황에서 지역 특성과 단체장 정치 성향에 따라 자료의 성질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욕심낼 만한 보도자료로 자존감을 잃지 않고 신뢰를 쌓으려면 이젠 건수 보다 양질의 자료 제공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