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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내놓은 경유값 인상과 고등어·삼겹살 직화구이집 규제 방안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나섰다.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이 늘고 국민 생활에 불편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2일 국회에서 ‘미세먼지 대책 당정협의’를 가진 뒤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쏟아냈다. 한마디로 정부에 대해 지엽적인 접근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이다.현재 정부가 추진하려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간과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유차가 내뿜는 미세먼지 비중에 대해서도 정확한 자료가 없는 실정이다.한때 경유차는 친환경차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질소산화물을 많이 내뿜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유차에 대한 인식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섣불리 경유에 세금을 많이 물려 차량 운행을 억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고등어나 삼겹살 직화구이집에 대한 규제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나오니 식당 문을 닫으라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먼지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지시한 것이 지난달 10일이다. 20여일 간 심혈을 기울여 마련했다는 정책이 이 정도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오죽했으면 여당이 이런 내용까지 대놓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겠는가.현재 시중의 경유차 5대 가운데 1대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매연을 뿜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경유차에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부착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처방은 디젤엔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렇듯 근원적인 접근이 없이는 백년하청(一百年河淸)이 될 수밖에 없다.특히 트럭과 승합차는 경유차 많다. 서민들의 생계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경유값을 올린다고 차를 덜 운행한다는 보장이 없이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우리나라 미세먼지 저감 정책은 중국과의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서해를 건너오는 황사나 오염물질이 상당하다는 연구결과는 수없이 많다. 따라서 정부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정확히 찾아 저감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치밀하지 못한 섣부른 대책을 남발할 경우에 국민 혼란은 가중되고 대책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차라리 생활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것만 못하다. 이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